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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년④] 광화문 축제 총연출 맡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전시·공연분과 위원장 양윤호 감독, "모두가 재능기부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장영엽 사진 백종헌 2019-11-06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영화 축제를 연다는 것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렇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식’에 들어갈 영화 관계자들의 축전 영상을 보았는데, 마지막 멘트가 똑같다. 모두가 “한국영화를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한국영화 100주년이 영화인들의 잔치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한국영화를 보는 시민들, 국민들 것이기도 하잖나. 그동안 ‘영화의 날’ 행사는 거의 실내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광화문광장에서 행사를 열어 최대한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또 그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면에서 큰 규모의 행사를 진행하는 데 다소 무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광화문광장에서의 행사를 기획했다.

-이틀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원칙이 있었다면.

=우선 첫날은 시민과 함께하자는 게 기본이었다. 로봇 VR 영화관은 SK의 협찬을 받아 선보이는 행사인데, 이제 영화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 5G AR·VR 콘텐츠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미래의 콘텐츠를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봤다. 또 한국영화 100주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도 오랫동안 준비했다. 한국영화의 100가지 순간을 뽑은 <한국영화 100년 100경>, 한국영화의 인기 O.S.T를 들어보고 한국영화감독 100명이 참여한 단편영화 프로젝트 ‘100×100’을 관람할 수 있는 ‘한국영화 100년의 시간여행 존’이다. 기록물을 고증하고 선정하는 작업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으나 타임캡슐 봉인식에 포함될 만큼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가장 힘을 준 행사는 ‘영화촬영현장재현’ 프로그램이다. 전문 장비를 사용하는 데 비용이 많이 발생했음에도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들이 아침부터 광화문에 나와서 힘을 보태고 있다. 둘쨋날인 10월 27일은 한국영화가 100주년을 맞는 ‘영화의 날’이기도 해 기념식 겸 음악회를 열어 그간 한국영화에 기여한 영화인들을 존중하고 대중과 함께하는 마무리를 갖자고 정리했다.

-준비 작업이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 속한 영화인들은 지난 8개월간 재능기부를 하는 마음으로 이 행사를 추진해왔다. 생업과 한국영화 기념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추진위의 가장 중요한 모토는 ‘신구의 조화’였다. 영화계 안에서 그동안 본의 아니게 이념 갈등, 세대 갈등이 있어왔다. 한국영화를 60, 70년 한 선배님들에겐 한국영화 100년이 너무나 중요하겠지만 영화를 5년, 10년 한 후배들은 ‘100년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할 수도 있다. 또 한국영화감독조합(DGK),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제작가, 평론가협회 등 각 영화단체간의 생각도 갈린다. 이들이 모두 추진위라는 이름 아래 함께하며 한 세기에 한번뿐인 한국영화 100주년을 준비했다는 점이 뜻깊다고 본다.

-광화문 축제에서는 한국 최초의 영화로 평가받는 <의리적 구토> 쇼케이스가 열린다. 기획의도가 궁금하다.

=‘한국 최초의 영화가 무엇이냐’는 문제가 국가 고시에 나온다는데, 사람들이 많이 틀린다고 한다. 그만큼 <의리적 구토>가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거다. 그런 의미에서 관객에게 보여주는 쇼케이스를 기획했다. 현재 <의리적 구토>는 대본이 없고 줄거리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 연출자가 줄거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쇼케이스 무대에서 상영된 영상 연출은 이태리 감독이 맡았고, 연극은 공연계에서 유명한 전훈 연출가가 담당했다. 11월 1일부터 대학로 안똔체홉 극장에서 전훈 연출가가 올리는 <의리적 구토> 연극도 기대해달라. 쇼케이스와 연극을 통해 미처 이야기되지 못한 부분은 11월 말, 12월 초에 공개될 다큐멘터리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 세 가지 형식은 <의리적 구토>에 대한 새로운 의미의 해석과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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