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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 프란치스코 교황의 울림 큰 말과 온화한 미소
이주현 2019-11-20

한 아이가 교황에게 질문한다. “교황님은 왜 교황의 부를 포기한 거죠?” 교황이 답한다. “오늘날 세계의 가난은 충격적입니다. 우리는 조금 더 가난해질 수는 없는지 숙고해야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고 조금 더 가난해지는 것입니다.” 바티칸궁전 대신 인근의 소박한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고급 리무진 대신 소형 승용차를 타는 이 인물은 2013년 3월 교황으로 선출된 제266대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최초의 비유럽권 교황이자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인 그는 가난한 자들을 위한 가난한 교황이 되기를 자처한다.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존경받는 성인이자 개혁가 중 한명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2~1226)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영화는 800년의 시차를 두고 청렴의 삶을 실천하는 두 인물을 흑백 화면으로 비교해 보여주며, 두 인물 모두에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다큐멘터리 <프란치스코 교황: 맨 오브 히스 워드>는 로마 교황청이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후 <베를린 천사의 시> <파리 텍사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등을 만든 거장 빔 벤더스 감독에게 교황에 대한 영화 제작을 의뢰하며 진행된 프로젝트다. 참고로 로마 교황청이 영화 제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는 유엔 본부와 미국의 한 교도소, 나폴리의 난민 캠프,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 태풍이 휩쓸고 간 필리핀 등 세계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의 여정을 함께하며 동시에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교황과의 깊은 대화를 시도한다. 빈곤 퇴치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고, 동성애에 관해서도 열린 시각을 보여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울림 큰 말과 온화한 미소가 영화를 가득 채운다. 직접 대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의 존재감이 얼마나 특별할 수 있는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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