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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 사라진 VIP> 김서형 - 유쾌한 카리스마
김소미 사진 최성열 2020-03-12

‘스앵님’ 전에 국장님이 있었다. 김서형이 드라마 <SKY 캐슬> 전에 촬영을 마친 <미스터 주>는 배우의 멋짐과 귀여움을 은근하게 공략하는 소소한 선물꾸러미 같다. 머리를 다쳐 온갖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 남자 태주(이성민)를 중심으로 가족 관객층을 겨냥하는 영화는, 김서형의 중량감과 매력을 적소에 배치했다. 여기에 장르에 대한 이해도, 동료 배우들과의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배우의 태도가 더해지니 의외의 시너지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진작에 나왔어야 할 영화”라는 반가움으로 <미스터 주>를 선택했다는 김서형은 관객을 대신해 작품 안에 리액션을 촘촘히 메운다.

-지난 <씨네21>과의 ‘씨네인터뷰’에서 반려견과 함께 사진 촬영을 했다. 원래 동물을 좋아하고 친밀하게 느낄 것 같은데, 이번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렸나.

=반려견을 키우다보니 확실히 마음의 공감대가 있었다. 동물과 소통하는,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각양각색의 동물들과 교류하는 어떤 남자의 이야기라니! 주인공 태주와 군견 알리, 그리고 여러 동물이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대동단결을 이루는 구도가 내게는 따뜻하고 유쾌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민 국장 캐릭터만의 고유한 특징보다는 영화가 가진 전체적인 흐름과 매력을 믿고 갔다.

-역할은 전혀 다르지만 <패딩턴>의 니콜 키드먼이 떠올랐다. 가족 타깃의 필 굿 무비에서 카리스마 있는 중견 여성배우가 작품 한축의 무게를 받쳐주고 있는 구도다.

=해외엔 <패딩턴> 외에도 그런 영화들이 참 많다. 디즈니 영화들, 특히 애니메이션에 많았는데 그런 작품이 한국에, 그것도 실사로 과연 있었나 하는 질문을 하게 됐다. 그래서 민 국장 역할이 미비하든 크든 작품에 포함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난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지만, 언젠가 시간이 흘러서 가족이 생긴다면 함께 편하게 찾아볼 수 있는 영화를 하나 하고싶다고 생각해왔다. 그동안은 나 혼자 가끔 <마음이…>(2006)를 찾아보곤 했다. 그런 유의 영화를 좋아한다. (웃음) 연말연시에 동물이 나오는 가족영화 한편 찾아보고 싶을 때, 해외영화가 아니라 한국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좋은 작품에 숟가락 얹은 기분이다. (웃음)

-민 국장 캐릭터는 직책다운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면서 동시에 ‘허당미’가 강조된다.

=작품 공개 순으로는 <SKY 캐슬> 이후라 ‘스앵님’의 반전처럼 해석되기도 하는데, 촬영은 <미스터 주>가 먼저였다. 이런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것도 배우로서 내복인 것 같다. 민 국장 역할은 기본적으로 정보국 국장으로서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는 여성이다. 이전에 <악녀>의 권숙 역 등을 이미 한 상태였기 때문에 정장을 입은 커리어우먼 이미지가 겹쳐 보일까봐 걱정도 했다. 적어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번 작품에서 민 국장은 사건의 주체가 아니다. 태주가 “나 동물 소리가 들려”라고 말했을 때 황당해하며 “뭐라고요?”라고 리액션을 해주는 캐릭터다. 짧은 상황과 대사 속에서 그녀의 성격과 성향을 최대치로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배우에게는 답답할 수 있는 조건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대로 허당미나 허술함을 찾아내는 작업이 있었다. 어렵긴 했지만 막상 시도하니 감독님이나 선배님들이 좋아해줘서 힘을 얻었다.

-과거였으면 배우 이성민, 배정남 조합에 국장 역할까지 남성으로 캐스팅해 남자 주연 3인방의 영화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 매니저가 일을 잘했나? (웃음) 그동안 장르물을 비롯해 일하는 여자, 정장 입은 여자를 더러 연기한 경험이 있어서 내가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쁘게 생각한다. 조금 뻔하더라도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다.

-올해 두편의 신작이 예고된 상태다.

=<여고괴담> 시리즈 리부트인 <모교>는 편집 중이고, <아무도 모른다>는 배우로서 굉장히 어렵고 소중한 기회가 될 것 같다. 캐릭터의 직업과 사건 자체는 장르적이지만 그 내부는 드라마가 부각되는 세심하고 감성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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