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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MBC 방송연예대상>, 울고 웃은 그날 밤

‘방송국 놈들’은 여자에게 기회를 주는 데만 박한 게 아니라 포상에도 박하다. 김숙에게는 단 하나의 상도 없이 ‘슈퍼맨 아빠들’(‘아이들’도 아니고!)에게 대상을 준 <2019 KBS 연예대상>, 김구라의 심드렁하고 냉정한 자평만이 그나마 좀 화제가 된 <2019 SBS 연예대상>은 안 그래도 식어가는 지상파 연말 시상식 분위기에 찬물을 더했다.

하지만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은 받을 만한 사람을 잘 챙겨주는 것이 시상식의 격과 재미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 보여준 잔치였다. “저한테 손 내밀어주시고 키워주시고 사람 만들어주신” 송은이와 김숙에게 큰절을 올린 안영미, 김숙에게 트로피를 내밀며 어깨춤을 춘 신봉선, 방청석에서 무대 위까지 “다섯 계단을 올라오는 데까지 13년이 걸렸다”던 장도연, 김숙에게 재미없다고 핀잔 들을 것을 안다면서도 “내가 하는 말이 칼이 되지 않도록” 방송하겠다고 늘 그렇듯 진지하게 다짐한 송은이, 시상자로 나와 신나게 한판 놀고 간 이영자, 그리고 대상 수상자로 발표되자마자 흐느끼다 “솔직히 이 상은 제 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근데 너무 받고 싶었어요. 나도 사람이에요!”라고 외친 박나래 등 여성 예능인들이 마이크를 잡고 카메라에 비칠 때마다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이 탄생했다. 그들이 소감을 말할 때마다 MC 전현무는 “웃는 거예요, 우는 거예요?”라고 물었지만, TV 앞의 여성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들이 왜 울면서 웃을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함께 울고 웃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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