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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검사 이야기, 다른 방식으로

“뭐야 또 검사 드라마야?” 소파에 늘어져 맥주를 까먹던 검사들이 국회의원에게 USB메모리를 바치는 드라마 속 검사를 보고 피식 웃는다. 이들은 검찰총장도 수년간 찾지 않은 지방 지청의 형사부 소속이다. 점심 메뉴가 중요한 회의 안건이고, 굿값이나 곗돈에 얽힌 고소·고발 사건을 검토하고 피의자와 피해자를 만나는 일과에 충실하다. 그냥, 직장인 같다.

JTBC <검사내전>은 ‘생활형 검사’ 김웅의 에세이가 원작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대다수 검사들은 권력의 하수인이나 정의의 사도로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 속 검사와 거리가 멀다던 책이 다시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검사 앞에 드러누워 강한 코어 근육으로 가짜 경련을 연기하던 ‘연쇄 사기범’ 할머니를 비롯해 사기꾼을 다루는 에피소드가 흥미로운 한편, 검사들의 인간적인 성정과 실수를 왜 자꾸 보여주는지 궁금했다. 검사도 사기꾼의 눈물에 속는다. 도박장에 잠입했다가 화투패에 이성을 놓기도 한다. 이선웅(이선균), 차명주(려원) 검사는 같은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각각 다른 기소 의견을 낸다. “어떤 검사를 만나냐에 따라 피의자의 운명은 달라지기도 한다. 검사동일체의원칙과 거리가 있는 모습이지만, 이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상명하복의 수직 구조를 거스르거나 정점을 노리는 검사를 주인공으로 삼았던 이야기들이 조직 안의 개인으로 한계를 갖는다면, <검사내전>은 구성원들의 한계를 통해 검찰조직의 기반인 검사동일체에 의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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