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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빅프로젝트③]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제) 홍원찬 감독 - 밤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추격전
김현수 2020-03-12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이 ‘킬러’와 ‘추격’을 앞세운 범죄 액션 드라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제)에서 만났다. 데뷔작 <오피스>(2014)에서 직장 생활의 애환을 호러 장르 문법으로 풀어냈던 홍원찬 감독이 연출을 맡은 두 번째 연출작으로, 현재 방콕에서 극비리에 촬영 중이다. 사전에 시나리오조차 공개하지 않은 탓에 방콕에 있는 홍원찬 감독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어 스무고개 놀이하듯 질문을 던졌다. “이야기는 심플하지만 현재로서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많지 않다”며 곤란해하는 그는 이 영화의 스토리라인을 “두명의 청부살인업자와 한명의 조력자가 서로 쫓고 쫓기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요약한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되는 장소는 한국과 방콕이며 아직 공개할 수 없는 또 다른 나라까지 포함해 3개국에서 촬영 중이다. 2019년 9월 23일에 크랭크인해서 한국을 포함한 2개국 촬영을 마치고 타이로 건너가 <씨네21>과 전화 인터뷰를 한 1월 6일 현재까지 55회차 촬영을 진행했다. 전체 촬영 분량의 1/4 정도를 남겨두고 있으며 크랭크업은 1월 22일 예정. 영화 전체의 80% 이상이 방콕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세 인물의 배경 국가별로 개성 강한 “도시의 밤 풍경을 보여줄” 것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하루 만에 참여를 결정한 홍경표 촬영감독이 비정한 장르색이 느껴지는 영화의 룩을 책임지며, 조화성 미술감독은 아시아의 여러 도시마다 지니고 있는 공간적인 특성을 강조하는 미술을 선보인다. 영화의 액션은 주로 방콕에서 펼쳐지는데 홍원찬 감독은 이건문 무술감독에게 “활극 액션보다는 리얼 베이스의 액션”을 주문했다. 한국영화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총격 신도 펼쳐진다고. 홍원찬 감독은 이 영화가 내러티브보다 캐릭터에 집중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장 피에르 멜빌 감독의 <한밤의 암살자>(1967)나 최근의 니콜라스 빈딩 레픈 감독의 <드라이브>(2011) 같은 영화가 다루는 어떤 캐릭터의 계보가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들은 밤의 도시를 떠돌면서 어두운 일을 행하는 남자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 영화도 비슷한 정서를 공유할 것 같다.” 그는 또, “<오피스>는 의도적으로 영화에 무언가를 많이 담아내려 노력한 작품이다. <오피스>가 장르적 특징 안에 사회 드라마적인 의미를 많이 담으려고 했다면, 이번 영화는 아무래도 전작보다 예산도 많이 들기 때문에 보다 장르에 충실한 접근을 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장르에 집중했다는 말은 정해진 룰을 어떻게 새롭게 부각시킬 것인가, 라는 질문의 다른 말이다. “기존의 한국영화와는 다른 지점이 있으면 좋겠다.” 감독 데뷔 이전에 <추격자>(2008), <황해>(2010), <내가 살인범이다>(2012) 등의 영화 각색을 맡았던 시나리오작가 출신 홍원찬 감독이 차근차근 매진해온 ‘킬러 서사’의 어떤 정점을 보여주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어본다.

시나리오 표지.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 감독 홍원찬 /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2020년

•관전 포인트

이들을 악에서 구할 자는 누구인가. 기도문의 한 대목에서 착안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라는 제목은 홍원찬 감독에 따르면, “원죄를 갖고 있는 남자가 다른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구원받는 이야기”를 드러내기 위한 제목이었다. “투자 제작 단계에서 다들 싫어할 것 같았던” 이 제목은 아직 가제이지만, 세 남자가 벌이는 추격전 속에 종교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제목이 주는 여운도 분명 담겨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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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