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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스트리밍] '반쪽의 이야기'
남선우 2020-05-08

하이틴 로맨스, 어디까지 닿을 수 있나

<반쪽의 이야기> 넷플릭스: 공개 중

동급생들의 에세이 과제를 대신 해주며 용돈벌이 중인 엘리(리아 루이스)에게 말주변 없는 풋볼선수 폴(대니얼 디머)이 특별한 청탁을 한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애스터(알렉시스 러미어)에게 건넬 고백 편지를 써달라는 것. 대필 작전에 착수한 엘리는 미술부터 문학까지 애스터의 취향을 낱낱이 파악해 그의 감성을 자극할 문장을 써낸 다음 폴을 가장해 애스터와 편지는 물론 메시지까지 주고받으며 교감한다. 처음부터 남모르게 애스터에게 관심을 품고 있었던 엘리는 폴에게 내색 없이 애스터를 향한 마음을 키워나가고, 사실을 알 리 없는 애스터는 폴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신난 폴은 애스터와의 만남을 추진하지만 둘의 대화는 어설프기만 하다. 애스터와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서로가 반드시 필요해진 엘리와 폴은 어느새 서로의 사정과 속내까지 공유하는 깊은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의 노력에 대한 애스터의 응답이 또렷해질수록 엘리와 폴의 마음도 각자 다른 방향으로 선명해진다.“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엘리의 당찬 선언에서 짐작할 수 있듯, <반쪽의 이야기> 는 수많은 하이틴 로맨스가 그래온 것처럼 고등학생들의 애정사를 중심에 두되 인물들이 놓인 상황과 그들이 간직해온 크고 작은 고민들을 함께 펼쳐 보인다. 다만 앨리스 우 감독은 전작 <세이빙 페이스>에 이어 미국에 사는 아시안이자 레즈비언인 자신의 정체성을 주인공에게 부여함으로써 가족이나 진로 문제에 머무르던 하이틴 로맨스 주인공들의 번민을 인종, 종교, 성적 지향으로까지 단숨에 넓힌다. 영화는 묵직한 질문을 저글링하며 사랑까지 잘해내고픈 인물들을 코너로 내몰지 않는다. 새로운 관계 안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렇게 타인이라는 반쪽에 닿기 위해 애쓰던 인물들은 자기 내부의 조각들을 하나둘 맞춰보며 그 모든 파편을 더한 존재가 곧 자신이라는 것을 배운다. 5월 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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