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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극장' 전지희 감독이 마흔살에 시나리오를 쓴 그의 첫 장편영화
임수연 2020-06-02

사법고시 장수생 기태(이동휘)는 원치 않게 고향에 내려오게 된다. 그가 소개받은 일터는 오씨(이한위)가 직접 그린 포스터가 걸리고 방송국에서 희귀 문화재 체험하듯 가끔 취재도 오는 ‘국도극장’. 기태는 고향에서 잘 기억나지 않는 초등학교 동창 영은(이상희)을 만나면서 뜻밖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전지희 감독이 마흔살에 시나리오를 쓴 그의 첫 장편영화 <국도극장>은 감독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감독은 “영화과를 졸업하긴 했는데 영화계에서 일하지는 않았고, 광고회사에 다니는 일도 평탄치 않았다. 더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전한다. 이렇게 탄생한 영화의 타이틀이자 주 배경인 ‘국도극장’은 주인공 기태의 질풍노도와 함께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 편안한 공간으로 묘사된다. 오래된 극장이라 터줏대감 오씨가 직접 그린 포스터가 걸리고 방송국에서 취재를 오기도 하는 그곳은 쓸쓸한 정서를 대변하지만 자칫 감상적으로 빠질 수 있는 영화의 온도를 책임진다. 캐릭터들 역시 과장되지 않으면서 인간이 가진 속성을 조금씩 극대화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데, 가령 기태는 자존심은 센데 자존감이 낮고, 영은은 하고 싶은 말은 꼭 하는 성격으로 묘사된다. <국도극장>은 적절한 ‘이입’과 ‘거리두기’의 조화가 미덕인 작품이다. 어색한 춤을 추며 차를 따르는 영은의 첫 등장을 비롯한 몇몇 장면의 코미디는 자연스럽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명언을 상기시킨다.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제트(JCP) 지원작으로, 극장과 온라인에서 개봉판과 감독판이 동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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