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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50인의 TF팀이 고안한 코로나19 이후 촬영장 안전 수칙 백서 공개
안현진(LA 통신원) 2020-06-09

할리우드의 새로운 생존법

미국배우조합(SAG-AFTRA)

코로나19로 중단된 할리우드는 어떻게 긴 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을까? <버라이어티>는 지난 5월 21일 코로나19 이후 할리우드의 영화와 TV 제작 재개를 위해 만들어진 촬영장 안전 수칙 제안 백서를 입수해 일부를 소개했다. 30페이지 분량의 이 백서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직능단체인 감독조합(DGA), 배우조합(SAG-AFTRA), 스탭연맹(IATSE)과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 대표 등 50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지난 4월부터 논의해 작성했으며, 아직 이해관계자들의 승인을 모두 받지는 못했다.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규칙은 정부가 정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기는 했으나, 이를 참고로 최소 안전 기준의 초안이 만들어질 예정이라 백서의 내용에 큰 관심이 쏠렸다.

미국감독조합(DGA)

<버라이어티>가 엿본 백서의 내용은 이렇다. 사운드 스테이지를 포함한 모든 현장에 코로나19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을 상주시킬 것,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은 촬영 시작 이틀 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받을 것, 현장 인력 모두 코로나19에 대한 안전교육을 사전에 이수할 것 등이다. 모든 현장 인원의 체온을 매일 확인하고 상시 장갑을 착용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져 제외됐다. 장비 소독과 촬영장 청소로 인해 일일 운용시간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제작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촬영장에서의 식사도 기존의 뷔페 스타일에서 개별 포장으로 변경하고, 단체 식사는 지양할 것을 권장했다.

미국연극영화스탭연맹(IATSE)

백서는 또한 스크립트가 없는 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할리우드의 새로운 생존법 50인의 TF팀이 고안한 코로나19 이후 촬영장 안전 수칙 백서 공개촬영이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상황이 완화될 때까지 제작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를테면 생방송이나 경연 결과에 따라 촬영이 즉각적으로 수정되어야 하는 프로그램, 대중과의 인터뷰가 필요한 경우 등이 해당한다. 18살 미만의 미성년 배우를 성인 역으로 캐스팅하는 것을 되도록 줄이고, 성행위 장면, 격투 장면, 가까운 거리에서 접촉하는 장면 등을 스크립트에서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 장면들이 꼭 필요한 경우, 촬영 48시간 전에 관련인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재검사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버라이어티>는 백서에 관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촌평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모든 촬영이 중단된 지금은 스튜디오가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하는 시기인 동시에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일 수 있는 기회인데 다른 필요한 변화들이 백서에 제안된 것과 다르게 제작 현장에서의 인원 제한, 비용에 대해서는 따로 명시되지 않아 추후 각 직능단체와 스튜디오의 최소근무약정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넷플릭스는 독자적으로 제작 현장의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밝혔는데, SAG-AFTRA, IATSE 등도 각 직능군에 초점을 맞춘 가이드라인을 개별적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제작 환경이 제각각이기에 적용되어야 할 안전 기준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5월 25일로 기대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제1차 록다운(봉쇄령) 해제 계획에 TV 및 영화 제작 재개는 포함되지 않았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