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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추천도서 <자본과 이데올로기>
김송희 사진 백종헌 2020-06-16

토마 피케티 지음 / 안준범 옮김 / 문학동네 펴냄

“나보다 아파트가 돈을 더 잘 번다.” 열심히 일해서 아무리 연봉을 올려도 부동산 인상폭을 따라갈 수 없는 현실을 자조하는 이 말은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노동자가 일해서 얻는 소득이 자본가가 부동산, 금융상품 등의 자본으로 앉아서 버는 수익보다 낮은 것이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이 격차가 쌓이고 쌓여 자본주의의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것이 <21세기 자본>의 설명이다. 토마 피케티가 대단한 것은 명제를 통계자료와 그래프를 통해 명료하게 설득하고, 경제학자로서는 다소 급진적일 수 있는 주장과 대안까지 제시한다는 점이다. 그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불평등의 깊숙한 근원으로 파고든다. 삼원사회와 노예제도가 역사 속에서 포스트식민사회를 거쳐 하이퍼자본주의사회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마치 자연스러운 역사의 흐름처럼 보였던 지금의 체제가 실은 자본가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작동되었음을 데이터와 그래프로 증명해낸다. 영화 <기생충>의 지배계급 박 사장(이선균)이 하위계급과의 ‘선 긋기’를 강조한 것처럼, 불평등은 사실 지배계급이 배치하고자 선택한 법, 조세재정, 교육, 정치체제와 같은 이데올로기를 통해 면밀하게 설계된 사회·역사적 구성물이라고 피케티는 지적한다. 분명 경제학자가 실증적 연구를 통해 펴낸 경제 서적이지만 모든 경제문제는 결국 소유이론에 입각해 있고, 이는 지배계급의 소유체제와 불가분의 관계라고 이 책은 주장한다. 어떤 챕터는 역사서 같기도 한데, 자신이 증명한 논리 바깥으로 숨지 않고 “불평등은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라고 정확히 짚어주는 문장들이 믿음직하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거야’에서 원래란 없으며, 비정상적인 격차 해소를 위해 참여사회주의가 작동해야 하고, 시장경제에서도 ‘정의’란 가능하다고 믿는 경제학자의 낙관이 절멸 직전의 자본주의 체제, 기후 위기에까지 약간의 해법을 제시한다.

교육의 중요성

특히 중요한 건 교육제도다. 각자가 제대로 보수를 받는 일자리에 접근할 기회를 가지려면, 사회적 취약층 학생들이 빈번히 밟게 되는 경로보다 엘리트 경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기만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또한 노동법체계, 더 일반적으로는 법체계가 중요하다. 임금협상, 최저임금, 임금등급, 임금노동자 대표자와 주주 사이의 의결권 분유는 정의로운 임금 확정, 경제력의 보다 나은 분배, 기업 전략에 대한 인금노동자들의 더 광범위한 참여에 기여할 수 있다.(10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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