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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남매의 여름밤'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들
장영엽 2020-08-14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을 보았다. 8월20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네개의 상을 수상한 이래 서울독립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등을 거치며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영화를 미리 본 관객은 입을 모아 오즈 야스지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에드워드 양, 허우샤오시엔과 같은 아시아 감독들의 이름을 언급했는데, 그건 <남매의 여름밤>이 가족이라는 우주를 탐구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할아버지의 오래된 양옥집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남매, 남매의 고모가 우연히 여름 한철을 같이 보내게 된다.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고, 낮잠을 자고, 창밖을 바라보며 소일하는 등 영화 속 가족은 같은 공간에 따로 또 함께 존재하며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 신인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남매의 여름밤>은 지극히 일상적인 나날들 가운데 마법처럼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데 능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서서히 엄습해오는 시간의 유한성을 섬세하고도 애상적인 필치로 그려낸다는 데 이 영화의 특별함이 있다. 관객 모두에게 돌아가고 싶지만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조각들을 떠올리게 할 <남매의 여름밤>은 지난해 <벌새> <김군> <아워 바디> <메기> 등이 보여준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력을 이어받는 작품이자, 올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한국영화로 지목하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다. 임수연, 김소미 기자의 특집 기사에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남매의 여름밤>은 올해 3월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씨네21> 유튜브 채널의 시즌2를 여는 작품이기도 하다. 김소미, 배동미 기자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뉴미디어팀원들이 영화의 주요 배경인 인천 미추홀의 양옥집을 찾아가 윤단비 감독과 주연배우 최정운을 만났다. 촬영 당일 스틸기사를 자처한 <에듀케이션>의 김덕중 감독과 <남매의 여름밤>의 김기현 촬영감독이 함께한 이날의 자리는 <남매의 여름밤> 제작진이 2년 만에 영화의 공간을 다시 찾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제작진과 기자들이 함께 극중 공간에 모여 앉아 공간과 소품을 둘러보며 나눈 이야기는 글과 사진이 미처 담아내지 못한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해줄 거라 믿는다. 흔쾌히 현장 취재에 도움을 준 제작진에 지면을 빌려 감사를 표하고 싶다. 8월21일 금요일 저녁에 공개될 <남매의 여름밤> 로케이션 방문기를 시작으로 <씨네21> 유튜브 채널 시즌2에서는 남선우, 조현나, 김소미, 배동미 기자가 진행하는 토크 콘텐츠, 영화인 직무탐구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5개월간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채널의 정체성을 깊이 고민해온 뉴미디어팀의 노력이 반영된 <씨네21> 유튜브 플랫폼의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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