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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여름밤' 최정운 - 여름의 얼굴
배동미 사진 백종헌 2020-08-18

한여름의 얼굴로 기억되는 배우. 여름방학 동안 할아버지의 집에서 살게 된 옥주(<남매의 여름밤>)와 짝사랑하는 같은 반 친구를 따라 걷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유라(<빛나는 물체 따라가기>)를 연기한 배우 최정운이다. 올해 갓 20살이 된 그는 초록빛 원피스를 입고 싱그럽게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칭하자 정작 그는 “눈이 펑펑 내릴 때 찍은 작품도 있는데 공개가 안됐다. (웃음)”라고 답한다. 그가 연기한 옥주는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남동생과 할아버지와 아빠를 챙겨야 할 것만 같은 책임감을 느끼는 캐릭터다. 여느 집 딸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 현실적이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매미 소리가 가득한 여름날, <남매의 여름밤>의 촬영지인 인천 미추홀구의 이층 양옥집에서 만나 옥주에 대해, 배우 최정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남매의 여름밤> 대본을 읽을 때 어땠나.

=옥주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할아버지에게 점점 유대감과 애정을 느낀다. 직접 애정표현은 못하지만 할아버지가 있으면 편하고 위로도 받는다. 아버지 사업 때문에 4살 때부터 9살 때까지 중국 상하이에 살았는데 방학 때마다 한국으로 와 친가와 외가에서 지냈다. 옥주가 할아버지에게 느끼는 감정과 실제로 내가 느꼈던 감정이 정말 비슷했다.

-최정운 배우가 생각하는 옥주는 어떤 소녀인가.

=모기장 안으로 동생을 못 들어오게 하고 아빠에게도 툭툭 말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큰 친구다. 혼자 2층 방에 있을 때‘내가 어떻게 하면 가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자기 전에 ‘내일은 아빠와 동생한테 더 잘해야지’, ‘할아버지한테 내일은 꼭 표현을 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아이다. 하지만 아침이 되면 그러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눈물 연기를 했다.

=촬영이 끝날 때까지 눈물이 한 방울도 안 나오면 어쩌나 혼자 걱정이 많았다. 그러다 현장에서 소파를 봤는데 나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 엉엉 울었다. 연기하면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고 신기했다.

-몇살 때부터 연기했나.

=4~5살 때부터 엄마한테 배우가 되고 싶다 말했다고 들었다. 엄청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다. 중국에 살던 어린 시절 드라마 <대장금>을 너무 좋아해서 혼자 한복 입고 드라마 속 장면을 따라하곤 했다. 중학생 때를 찬찬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커서 되고 싶은 건 배우밖에 없더라. 연기할 때만큼 설레거나 배우가 됐을 때의 미래를 상상할 때만큼 좋은 게 없었다. 부모님에게 진지하게 말씀드렸고, 중학교 3학년부터 집 주변의 연기학원을다녔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데뷔작 단편영화를 찍었다.

-데뷔작부터 <남매의 여름밤>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영화 작업을 했다.

=<남매의 여름밤>을 찍으면서 영화 촬영 현장이 재밌다고 새삼 느꼈다. 연기학원에서 연습할 땐 혼자 연기하는 데다 모기장이 있는 장면이나 밥 먹는 장면 모두 소품이 있는 척하면서 연기하는데 영화 현장에서는 실제 소품이 다 마련돼 있고 다른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도 있다. 한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고 연구하는 것도 너무 재밌고 내 신을 기다리는 순간마저도 설렌다. ‘내가 어떻게 여기서 연기하고 있지?’ 싶다. <남매의 여름밤> 이후 영화가 더 좋아져서 예전보다 더 영화를 많이 보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할머니가 될 때까지 오래오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 (웃음) 평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혼자 깨달음을 많이 얻는 편이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울면 배우가 대신 울어주는 느낌도 받는다. 내 연기를 통해 사람들이 느끼는 게 있거나 위로를 받으면 뜻깊을 것 같다.

영화 2019 <남매의 여름밤> 2018 <빛나는 물체 따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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