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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란' 니키 카로 감독, "유역비는 뮬란, 아이콘, 전사였다"
안현진(LA 통신원) 2020-09-15

<뮬란> 촬영 현장의 유역비(왼쪽)와 니키 카로 감독.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웨일라이더> <노스 컨츄리> <주키퍼스 와이프>를 연출한 뉴질랜드 출신의 니키 카로 감독은 1998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개봉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때 나는 나이트클럽을 다닐 나이였다. (웃음)” 카로 감독이 <뮬란>을 제대로 본 건 두딸의 어머니가 되고 나서였다. “디즈니에는 공주들뿐인 줄 알았는데 전사가 있었다니 고맙기까지 하더라.” 2010년 애니메이션 <뮬란>의 실사영화화 계획이 발표된 뒤 7년이 지나 실사영화 감독으로 선택된 니키 카로 감독은 <뮬란> 덕분에 역사상 가장 막대한 제작비가 든 영화를 연출한 여성감독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었는데, 정작 그는 2억달러(약 2374억원)로 알려진 예산에 대해 “내가 책임을 느꼈던 건 스토리, 스튜디오 그리고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이었지 예산은 전혀 아니었다. 지금까지 나의 비전은 예산이 허락하는것 이상을 추구했고 타협이 필요했다. <뮬란>에 와서야 내 머리 속의 비전을 구현할 수 있는 예산과 만났고,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카로 감독이 <뮬란>에 대해 가진 비전은 뮬란, 하나였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뮬란을 찾기 위해 1천명 넘는 여배우와의 오디션을 진행했다. “우리는 약간 낭만적이었다. 중국 어느 산골에서 뮬란을 연기할 소녀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오디션이 시작되고 1년이 지날 때까지 진짜 뮬란을 찾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고,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했던 배우들과 다시 연락을 시도했다. 유역비도 그중 한명이었는데, 카로 감독은 오디션을 위해 LA에 온 유역비를 만난 날 뮬란을 찾았다는 걸 알았다.“유역비는 뮬란이었다. 아이콘이었고, 전사였다.”

타이틀 롤의 캐스팅이 확정되자 이연걸, 견자단, 공리 등 거물급 조연들도 승선했다.“놀랍게도 이들 모두가 <뮬란>에 출연하고 싶어 했다. <뮬란>이라는 이야기가 중국 문화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보다 더 확실하게 이야기해주는 에피소드도 없을 것이다. 거기에 디즈니의 유산이 더해졌으니 더 할 말이 있을까?” 디즈니 스튜디오의 고유한 문화와 중국 문화 사이의 균형을 찾을 사람으로 자신이 발탁되었다고 믿는 니키 카로 감독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문화에 대해 영화를 만든 경력들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환경에 자신을 적응시키는 카로 감독의 스타일은 <뮬란>의 전쟁 장면에서 크게 빛나기도 했다. 그래서 전투 스타일은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무술에 집중했고, 전장에서 스러지는 전사들의 모습은 안개에 드러날 듯 가려질 듯 그려졌다.

기대가 많은 영화인 만큼 부침도 심했다. 감독 자리에 앉기 무섭게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어떤 점에서 다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해명부터 해야 했던 것도 원작을 사랑한 만큼 실사영화도 사랑하고 싶었던 전세계 팬들의 앞선 기대와 사랑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로 감독은 더더욱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 <뮬란> 사이에 선을 긋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뿌리를 둔 이야기는 1998년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15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다. 뮬란의 이야기는 현대에 와서 더욱 시의성을 드러내고 있다. 스크린에서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을 만나게 된 것은 멋진 일이지만, 그들이 모두 나쁜 여자, 강한 여자여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스테레오타입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불편했다. 특정한 성향을 부각하지 않고도 여성의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속 뮬란이 남장을 함으로써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면, 우리 영화 속 뮬란은 남장을 벗어던지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냈을 때 진짜 그가 가진 힘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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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