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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수상자 인터뷰 - 비극을 잊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다
송경원 사진 백종헌 2020-10-22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이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올해 대상 수상작인 <아내의 비밀>의 이상훈 감독은 “작품을 완성해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0월 12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회의실에서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2018년 창립대회를 열고 2019년 정부지원 공식재단으로 선정된 4.16재단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에 대한 위로와 안전사회에 대한 염원을 실현시키고자 2018년부터 시나리오 공모전을 시작했다. 2020년 공모전은 행정안전부의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씨네21>이 함께 후원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문화콘텐츠 공모전은 장편극영화 부문과 장편다큐멘터리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됐고 2020년 4월부터 9월까지 30여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재명 4.16재단 이사, 이상훈 감독, 박래군 운영위원장(왼쪽부터).

올해는 장편다큐멘터리 부문에 따로 당선작을 두지 않고 장편극영화 부문에서 1편의 대상을 뽑았다.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상훈 감독의 <아내의 비밀>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가족이 유머러스한 해프닝을 거쳐 긍정적으로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심사를 맡은 심재명 4.16재단 이사는 “아내의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을 재미나게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코믹한 일면 뒤에 상실의 아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이번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의 고른 지지가 이어졌다”고 총평했다. 이에 대상을 받은 이상훈 감독은 작가로서의 책임감을 밝히며 소감을 이어갔다. “그날의 비극에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고 미안해했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섰다. 작가이자 감독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와 좀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아내의 비밀>은 세월호를 다룬 이야기의 영역이 이제 한층 넓어져 새로운 전환을 맞이할 시기임을 증명한 결과물이다. 이날 시상을 진행한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라고 하면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올해 응모작의 편수가 줄어든 것은 그런 경색된 반응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당사자와 유족의 슬픔에 젖어 있는 것을 지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세월호를 하나의 사건으로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식을 고양시키는 쪽으로 범주를 확장할 때가 왔다. 국가적 재난이 가진 의미,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다양한 시련을 이겨나가는 의미로 넓혀나가길 바란다”는 것이다.

심재명 이사 역시 “심사위원 사이에서도 사회적 재난이 주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확장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아내의 비밀>이 시도한 변화에 손을 들어주었다. 세월호는 우리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심재명 이사는 “이제 당선된 시나리오들이 영상콘텐츠로 하나둘 만들어지면 인식의 저변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4.16재단은 ‘생명·안전·약속’의 가치를 이어나갈 4.16재단 문화콘텐츠 공모전의 문을 내년에도 활짝 열어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대상 수상한 <아내의 비밀> 이상훈 감독 -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올해의 유일한 수상자다. 시나리오작가이자 감독으로서 이번 작품의 영화화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이야기의 규모부터 실현 가능성까지 영화화되었을 때의 상황을 전제로 이야기를 짰다. 빠른 시일 내에 제작,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에게 시나리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을 스크린 위에 올리는 것이 내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내의 비밀>은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가족이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여러 해프닝을 통해 그려나간다.

=세월호를 개별 사건에만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시키고 싶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유가족의 사연이 뼈대인 건 당연하지만 그 안에 한 여자로서의 삶, 주부로서의 삶, 부부간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사연을 녹여내려고 했다.

-폭넓은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음은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잊지 못할 비극을 다소 가볍게 다루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데.

=이종언 감독의 <생일>(2018)처럼 무게 있게 상처를 다루는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이들이 볼 수 있는 대중성의 확보다. 코믹한 부분이 있다면 그걸 위한 보조 장치 정도라고 보면 된다.

-전작 <수상한 이웃>(2019)을 비롯해 그동안 소외된 이웃, 가족,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다뤄왔다.

=각자 다른 사연들이 뒤섞여 사람 사는 온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끌린다.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이랄까, 자라나는 세대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항상 느끼고 있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차기작은 음악영화 <아이 윌 송>이다. 가수가 전부였던 소녀가 목소리를 잃으면서 겪는 방황과 극복 과정의 그린다. 그 영화를 마치는 대로 <아내의 비밀>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발로 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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