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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뷸러스' 1세대 유튜버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멜라니 샤르본느 감독의 첫 장편영화
이주현 2020-11-03

매거진 <톱>에서 3개월의 인턴 생활을 끝내고 백수가 된 로리(노에미 오파렐). 글보다 글쓴이의 영향력을 중시하는 편집장 때문에 작가가 꿈인 로리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를 늘릴 방법을 고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로리와 로리의 룸메이트 엘리(모우니아 자흐잠)는 술집에서 우연히 인스타그램 스타 클라라(줄리엣 고셀린)를 만난다. 뷰티 정보는 물론 펜트하우스에서의 화려한 일상을 공개하며 소녀들의 워너비로 살아가는 클라라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클라라와의 작은 인연을 시작으로 그녀의 친구가 된 로리는 서서히 팔로워 수를 늘려가며 인플루언서가 되고, 페미니스트 운동가인 엘리는 SNS에 영혼을 파는 자신의 친구가 점점 못마땅하다.

<페뷸러스>는 직업도, 성격도, 생각도, 외모도 서로 다른 세 친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이들을 결속하기도 하고 떼어놓기도 하는 건 인스타그램이며, 그 과정에서 이들이 경유하는 것은 페미니즘이다. 로리는 페미니스트로서의 의식은 있으나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기도 하는 인물이며, 엘리는 여성의 성상품화 반대를 외치고 실천하는 페미니스트이고, 클라라는 뒤늦게 페미니즘이 선사하는 자유를 알게 되는 인물이다. 어떤 인물의 시선으로 봐도 공감 가는 지점이 있으며, 생각의 차이와 실수를 포용하는 우정의 서사가 따스하다. 더불어 영화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영상을 올려 진실 공방을 펼치거나, 문제적 말과 행동으로 팔로워 수를 늘리는 장면 등 SNS에 중독된 이들이 공감할 만한 씁쓸한 풍경을 곳곳에 배치한다. 1세대 유튜버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멜라니 샤르본느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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