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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 - 미래에서 온 목소리
임수연 2020-11-12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

<테넷> 촬영현장.

한스 짐머의 추천으로 크리스토퍼 놀란과 처음 작업하게 된 루드비그 예란손 음악감독은 <블랙팬서>(2018)로 오스카 음악상을 받은, 지금 가장 뜨거운 음악감독이다. 그는 촬영 3개월 전부터 감독과 시나리오에 대해 긴밀하게 이야기를 하며 <테넷>의 음악을 만들었다. 예란손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내가 쓴 음악의 첫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모두 신경 쓸” 만큼 디테일하며 원래 음악에 조예가 깊다.

예란손은 <테넷> 촬영 전에 데모 음악을 만들었고, 놀란 감독은 이 음악을 어디에 넣을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매사에 실험적이고, 음악과 비주얼의 경계를 실험하고 밀어붙이길 원하는 감독이다. 그래서 매우 실험적이고 레이어드 된 음악을 만들게 됐다. 관객은 영화를 보러 갈 때 오케스트라와 일렉트로닉의 혼합된 어떤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테넷>에서 듣게 되는 음악은 다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며 심지어 화나게 할 수도 있다. 일렉트로닉과 오가닉 음악을 혼합하고 무엇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이들이 리처드 킹이 디자인한 사운드와도 섞인다.”

또한 <테넷>의 음악은 현재 스토리가 어떤 타임라인에 있는지, 시간의 순행과 역행을 이해하는 데 단서를 주는 방식으로 작업됐다. 단순히 음악을 뒤집는 것만은 아니다. 예란손은 “세명의 타악기 연주자가 테마의 주요 리듬을 연주하게 한 후, 그 녹음분을 뒤집어서 다른 뮤지션들에게 이를 흉내내보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렇게 녹음한 음악을 다시 뒤집었다. 악기의 엔트로피를 뒤집어서 <테넷>의 인버전을 음악으로 구현한 것이다.” 주인공이 마지막 미션을 준비하는 동안 흘러나오는 <The Algorithm>은 리듬과 타악기가 순행하는 동안, 오케스트라가 메인 테마를 거꾸로 연주한 것처럼 들리도록 녹음을 뒤집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코로나19 당시 녹음했기 때문에 모든 뮤지션들이 각자의 집에서 자기 라인을 녹음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악보에 있는 라인과 다이내믹(강약) 등을 뒤바꾸고 녹음한 분량을 뒤집어서 트랙의 나머지 부분에 레이어드했다. “개별 레코딩을 다시 스튜디오로 가져간 다음 그들이 한방에 있는 것처럼 들리게 하기 위해 다시 컴퓨터에 넣어서 작업해야 하는, 굉장히 큰 작업이었다. 우리 팀과 엔지니어들이 많이 노력했다.”

<테넷>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흘러나오는 <The Plan>은 유명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이 처음으로 영화음악에 참여한 곡이다. 예란손은 “트래비스 스콧은 전세계에서 <테넷>을 제일 먼저 본 사람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는 영화를 보자마자 <테넷>이 무엇을 전달하려는 작품인지 이해했다. <Trucks in Place>라는 트랙의 비트를 엔딩 크레딧에 쓰려고 했는데, 그게 인스트루멘탈(보컬이 일체 들어가지 않은 음악.-편집자)이 되지 않길 바랐다. 관객이 영화를 본 후 가질 법한 감정을 진정으로 담아낼 목소리, 미래에서 온 목소리가 필요했다. 트래비스 스콧에게 <Trucks in Place>의 비트를 주고 그는 그 위에 곡을 쓰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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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