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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박규영 - 괴물이 된다면, 눈물 괴물?
배동미 사진 최성열 2020-12-19

짝사랑에 설레는 마음 대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본능이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정신병동 보호사를 짝사랑하는 간호사, <녹두꽃>에서 조선시대 개화주의자를 남몰래 마음에 품은 양반집 아씨를 연기했던 배우 박규영에게 <스위트홈>은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이다. 그가 연기하는 지수는 현수(송강)의 집 위층에 사는 베이시스트로, 괴물이 나타나자 악기 대신 야구방망이를 드는 인물이다.

-웹툰에서 지수는 짧은 머리인데, 드라마에서는 긴 염색 모발을 묶은 채 등장한다. 원작과 다른 외모를 탄생시킨 과정이 궁금하다.

=지수는 베이스 기타를 다루는 인물이고, 외적으로도 강해 보여야 했다. 제작진이 머리카락을 탈색하고 색감을 넣으면 좋겠다고 했고, 긴 생머리의 반 정도를 탈색한 뒤 분홍색을 입혔다. 분홍색으로 정한 건 내 의견이었다. 탈색을 처음 해봤는데 5번 탈색한 끝에 분홍색을 입혔다. 왜 핑크였나면 개성이 강해 보일 것 같았고 분홍색 머리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웃음) 새로워서 정말 좋았다. 마음 같아선 머리카락 전체를 다 탈색하고 싶었는데, 촬영 기간이 길다보니 머리카락이 길 때마다 계속 탈색하려면 모발이 남아나지 않을 거란 주변의 만류 끝에 반만 변신했다.

-<스위트홈>의 세계관에서 괴물이 된 사람은 그가 가진 욕망이 크게 발현돼 기괴한 모습으로 변한다. 만약 지수가 괴물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지수는 강한 척하지만 사실 여러 가지 슬픔과 아픔을 억누르고 있는 캐릭터다. 그런 부분을 티내지 않으려고 강한 외형을 갖추고 강한 언행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수에게 숨겨진 욕망이라면 여린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눈물이 아닐까. 그래서 ‘눈물 괴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계속 울면서 물을 몰고 다니는 괴물. 방금 든 생각이다. (웃음) 엉엉 소리내 울지만 지수가 힘을 발현할 때 물이 몰려오면 무서울 것 같다.

-배우 박규영에게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조급함이 사라지게 하는 작품이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적 있다. 그에 앞서 촬영한 <스위트홈>은 어떤 의미인가.

=조급함은 배우와 떼려야 떼기 힘든 감정이다. 배우는 정해진 방향이 없고, 하나의 길로 예정된 게 없기 때문이다. <스위트홈>의 촬영기간이 꽤나 길었다. 촬영에만 집중해야 해서 ‘이 작품 뒤에 뭔가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조급하기보다, 지수란 캐릭터와 작품에 임하기에 급급했다. 체력적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맑은 얼굴 때문인지 선한 캐릭터를 자주 연기하면서도 스펙트럼을 다르게 만들어나가는 것 같다.

=선한 인물에 국한된다기 보다, 인간에게는 정말 많은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 내가 맡은 캐릭터마다 내게서 꺼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주리에게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부분이 보였고, 연기할 때 내 많은 부분이 들어갔다. <스위트홈>의 지수도 내가 가진 면이 있었다. 세보이고 싶고 약해보이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 머릿속으로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 ‘신경 쓰지 않아, 난 강해’를 표현하는 모습이 내게도 있다. 연기할 때 내 안에서 어떤 걸 꺼낼까 생각하면 정말 재밌다.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씨네21> 1286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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