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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엽 편집장] 2021년,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장영엽 2020-12-25

이번 신년 통권 특대호는 <씨네21> 25주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마감으로 제작되었다. 기자들이 출근하지 않는 사무실에서 줌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원고를 읽자니 2020년에 겪어야 할 ‘처음’이 아직도 남아 있었구나 싶다. 그래도 신년 특대호의 최종 마감일이자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은 2주 만에 회사를 찾은 기자들의 근황 토크로 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감을 진행하고 있다. 어느덧 <씨네21> 취재팀의 연말 전통이 되어버린 송경원 기자의 수제잼 증정식과 더불어 시식 후기는 SNS에만 올릴 테니 2021년에는 꼭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라며 송슐랭 기자를 압박하는 기자들의 티키타카가 새삼 반갑게 느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차분하고 담담한 분위기의 연말이지만 독자 여러분도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호는 <씨네21>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통권호이기도 하다. 1287, 1288호 두권 분량에 이르는 특집을 한권에 담은 스페셜 에디션이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 한해 동안 수많은 변화의 물결을 경험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앞두고 있다. 신년 초 인터뷰를 진행한 2020년 한국영화 기대작들의 상당수가 2021년의 주요 라인업으로 이어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씨네21>은 새해가 되면 으레 진행하는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 취재를 잠시 미루고 2020년이 한국 영화산업에 남긴 질문과 2021년 다가올 새로운 화두를 깊이 탐색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영화 투자배급사부터 제작, 투자, 매니지먼트, 홍보, 뉴미디어 플랫폼, OTT, 드라마 제작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55인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2021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특집과 <기생충>부터 <스위트홈> <사랑의 불시착> 등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K-콘텐츠가 각광받는 이유를 분석한 ‘신한류’ 특집은 이런 취지에서 기획하게 되었다.

<씨네21> 기자들의 심층 취재로 완성된 32페이지 분량의 신년호 특집 기사는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프리미엄 콘텐츠로 가득하다고 자부한다. 개인적으로 ‘2021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기사를 읽다가 놀라게 되는 순간이 많았는데, 영상 콘텐츠 산업의 흐름을 좌우하는 키 플레이어들이 선정한 2020년 최고의 콘텐츠부터 2021년 주목해야 할 제작사, 연출자, 남녀 기성배우, 신인배우에 이르기까지 의외의 답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 특집을 진행하며 2020년 감지할 수 있었던 여러 변화들이 어느덧 새로운 콘텐츠와 스튜디오, 세대의 출현으로 굳혀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뜨거운 녀석들> <베이비 드라이버>를 연출한 영국 감독 에드거 라이트가 보내온 한국영화, 한국 감독에 관한 애정 어린 에세이와 일본에서 영화 수입·배급업에 종사하고 있는 오쓰야마 쇼코가 보내온 <사랑의 불시착> 열풍에 관한 기고문은 외부자의 시선으로 한국 영상 콘텐츠의 인기 요인을 해설해주는 소중한 글이다. ‘신한류’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언급되곤 하는 <기생충>과 K팝 그룹 BTS의 공통점에 관한 글과 <기생충> 이후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창작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현상을 주목한 리포트 또한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것이라 믿는다. 위기 속 충만한 가능성과 기회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이번 스페셜 에디션을 읽으며 2021년 한국 영화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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