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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최고의 스타로 등극한 젠데이아의 변천사
김소미 2021-02-26

젠데이아 시대의 개막

사진제공 SHUTTERSTOCK

본명은 젠데이아 머리 스토머 콜먼(Zendaya Maree Stoermer Coleman). ‘젠데이아’라는 예명으로 스크린과 공연장, 텔레비전을 오간다. 할리우드가 일찍이 “Z세대 최고의 스타!”라고 호들갑을 떤 1996년생 배우 젠데이아는 확실히 미국 10대에게 제1의 워너비로 사랑받는 존재다. 그는 데뷔와 함께 스타 반열에 오른 드문 행운의 소유자다. 13살에 디즈니 채널의 틴에이지 시트콤 <우리는 댄스소녀>(2010)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고, 16살에 이미 자기 이름을 딴 TV시리즈 <젠데이아의 스토리>(2013)를 얻어낼 만큼 손꼽히는 영 앤드 리치 스타로 불렸다.

음반 시장도 빠르게 반응해, 2012년부터 할리우드 레코드와 함께 팝스타의 명성도 일궈왔다. 그러나 이런 화려함은, 셀리나 고메즈의 뒤를 잇는 미국 10대의 셀러브리티라는 틀 바깥에서 젠데이아를 상상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 디즈니 채널의 스타는 곧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에서 스파이더맨의 여자 친구를, <위대한 쇼맨>(2018)의 서커스 쇼컬을 연기하면서 미국인들의 ‘블록버스터 달링’이 됐다.

2019년 미국 매체 <복스>는 ‘무엇이 젠데이아를 엄청난 셀러브리티로 만드나’라는 기사를 내고, 그 첫머리로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레드카펫에서 벌어진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아직 영화계의 신인이었던 19살의 젠데이아는 드래드록 헤어(머리를 굵게 땋아 길게 늘어뜨린 스타일로 흑인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를 선보였다가, 한 연예 매체 기자로부터 “머리가 젠데이아를 삼키고 있다”, “잡초 같다”는 평을 듣는다. 인종차별적 발언에 분개한 네티즌은 이튿날 젠데이아가 자신의 SNS에 올린 장문의 입장문을 읽고 금세 위로받았다. 그녀는 “드래드록 헤어는 내게 힘과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마치 사자의 갈기처럼”이라고 우아하지만 분명하게 못박았다.

이후 젠데이아는 가수, 배우, 그리고 책을 낸 작가이면서 인종주의와 페미니즘을 위해 싸우는 액티비스트로 자리 잡으며 만능 아이콘을 원하는 Z세대의 롤모델이 됐다. 젠데이아가 자기 목소리를 분명히 하는 과정은 배우로서 도약하는 시기와도 맞물렸다. 샘 레빈슨 감독의 <HBO> 시리즈 <유포리아>에서 마약중독자 루를 연기한 그는 2020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역대 최연소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다. 레빈슨 감독은 <유포리아>의 소녀가 <맬컴과 마리>의 성숙한 여성에도 적역일 것임을 진작 눈치챘다고 밝히면서, 젠데이아가 “언젠가 감독 데뷔도 할 것으로 강력히 예상되는 인재”라고 덧붙인 바 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관객의 입장에선 다재다능한 젠데이아가 적어도 당분간은 연기에만 전념해주었으면 싶다. 비정하고 신랄한 모욕, 눈물의 호소, 코웃음, 아련한 애정, 실망과 광기를 표출하는 <맬컴과 마리>의 마리에게서 우리는 이미 배우 젠데이아의 무한한 미래를 목격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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