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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낫아웃', 송이재
조현나 사진 오계옥 2021-06-10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3관왕을 차지한 화제작 <낫아웃>은 고교 야구 유망주인 광호(정재광)의 여정을 그린다. 광호는 야구를 계속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짜 휘발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그곳에서 수현(송이재)을 만난다.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달리는 광호와 달리 수현은 언제나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황을 관망하고, 결정적인 순간 광호가 선을 넘지 않도록 돕는다. “수현이 참 어른스러운 친구라 생각했는데 연기하면서 어깨에 짐이 많을 뿐, 아직 19살 아이라는 걸 실감했다.”

송이재는 비어 있던 수현의 전사를 꼼꼼히 써넣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수현의 이야기까지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든다. 무용을 전공한 뒤 2017년 <SNL코리아9>의 크루로 연기를 시작한 송이재는 드라마 <퍼퓸> <웰컴2라이프>에 출연하며 차츰 영역을 넓혀왔다. 독립영화를 찍고 싶어 회사에 오디션을 잡아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는 그는, 그렇게 <낫아웃>의 수현이 되어 관객 앞에 섰다.

세번의 오디션 오디션을 통해 <낫아웃>에 합류했다. 2차까지 분위기가 되게 좋아서 됐구나 싶었는데 3차를 한번 더 보자고 하셨다. ‘3차까지?’ 싶은 마음으로 갔는데 현장에서 바로 시나리오를 주셨다. 직접 건네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웃음)

어디에도 없는 참고한 작품이나 인물은 없다. 새로운 얼굴을 원해서 오디션을 봤다고 하니, 연기톤도 새롭게 가져가려고 모두 창조했다. 뭔가를 참고하면 따라가려는 강박이 생겨서 삶에서도, 연기에서도 롤모델을 정하거나 다른 이를 참고하지 않으려 한다.

수현 내가 직접 전사를 만들었다. 수현은 부모를 일찍 여의고 혼자 살아가는 아이다. 미성년자라 경제활동이 쉽지 않으니 낮에는 신문 배달,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밤에는 친구 민철이 소개해준 가짜 휘발유 배달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아간다. 본인은 딱히 목표가 없는데 야구를 간절히 하고 싶어 하는 광호를 보면서 ‘열정적으로 자기 삶을 사는구나’ 하고 매력을 느낀다.

대사보다 상황 캐릭터의 전사와 현재 상황 등을 명확히 정해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연기할 때 그 사람인 ‘척’을 한다고 느낀다.

남동생 같은 19살이어도 광호가 훨씬 자기 욕구를 일차원적으로 드러내지 않나. 그래서 수현은 광호를 남동생처럼 여기고, 더 챙겨주고 싶어 한다. 때문에 후반부에 사건이 터졌을 때도 광호가 자기 살길을 잘 찾아갔으면 해서 ‘이쪽으로 더이상 오지 말라’고 선을 긋는 거다.

“배달 나가? 뭔데.” 민철과 광호가 작당모의를 할 때 수현이 건네는 대사다. 말리고 싶지만 깊이 관여하진 않는, 그 적정선을 잘 표현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내 인생의 첫 영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아무래도 첫 영화라 <낫아웃>에 애정이 많이 간다. 현장 분위기도 좋아서 독립영화만 찍고 싶다는 말도 했다. 다들 현장이 이렇게 항상 좋은 건 아니라는데 그래도 어떡하나, 하고 싶은걸. (웃음)

송이재 몇달 전 김현주에서 송이재로 개명했다. 회사 계약할 때부터 개명을 제안받았는데, 처음엔 내 이름까지 바꿔가며 일할 만큼 연기에 애정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연기에 욕심이 생기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이름을 바꿨다.

유튜브 기록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시작했다. 또 배우는 자신이하고 싶다고 매번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지 않나. 휴식기에도 나를 찾아주는 분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될 것 같았다.

무용 4살 때부터 시작했다. 성장통을 완화하려고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재미를 느꼈다. 그렇게 자연스레 무용과에 진학했다.

승부와 대화 내게 무용이 남을 제치고 1등으로 올라서야 하는 ‘승부’라면 연기는 ‘대화‘다. 호흡을 맞추며 함께 만들어가는 거니까. 처음엔 도피처라 여기며 연기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연기가 훨씬 재밌다. 무용의 자리를 완벽히 대체했다.

<SNL코리아9> 연기자로서 공식적인 첫 무대였다. <SNL코리아9>의 크루로 활동하면서 카메라에 내가 어떻게 비치고 컷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초적인 것들을 많이 배웠다.

검사, 변호사, 스릴러 말을 쏘아붙이는 걸 좋아해서 심문이 많은 검사나 변호사 역할을 해보고 싶다. 장르는 스릴러물. 연기톤이 밝지 않아서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 편하다. 그렇게 내가 편한 연기를 조금씩 늘려가고 싶다.

덜 울고 많이 웃자 매년 1월 1일이 되면 다짐하는 목표다. 남은 한해도 멍 때리지 않고, 덜 울고 많이 웃으면서 잘 보낼 수 있길 바란다.

Filmography

영화 2021 <낫아웃>

드라마 2019 <퍼퓸> <웰컴2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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