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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CINEMA] '이 구역의 미친 X',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규칙

마약사범을 잡다 시민을 폭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파면된 경찰 노휘오(정우)는 이때 생긴 외상 후 격분장애로 정신과에 다닌다. 매일매일 똥 싸는 기계처럼 느껴지고 밥을 먹다가도 눈물이 줄줄 흐른다. 휘오의 옆집에 사는 이민경(오연서)도 같은 병원에 다닌다. 사랑했던 남자는 폭행과 협박으로 민경의 삶을 뒤틀었고 외상 후 스트레스, 강박, 망상 장애를 겪는 민경은 귀 옆에 꽃을 달았다. “미친년 같죠? 그래야 사람들이 저를 피하니까.”

카카오TV <이 구역의 미친 X>는 상극인 두 사람이 부딪치고 연애로 발전하는 코믹 로맨스의 흐름 안에 있지만, 각자의 회복에 필요한 조건을 사랑에 한정하지 않으며 관습적으로 반복하던 상황마다 부연하고 바로잡는다. 오해로 인한 해프닝을 반복하며 인연을 쌓는 공식을 놓고 과연 완전한 오해일 수 있는지, 실제 서로에게 상당한 자극과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임을 짚는 것이 휘오와 민경의 시작점이었다.

피해자인데도 오명을 뒤집어쓰는 부당함, 해명도 소용이 없는 무력감 속에서 혹 내가 당한 일에 내 잘못은 없는지 의심하고, 타인은 물론 자신도 믿지 못하게 된 인물을 다루고 그의 회복을 말하기 위해서는 판단을 견줄 대상과 기준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극중 휘오는 민경을 지지하는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그가 ‘무해한’ 전직 경찰로 포지셔닝 되는 즈음, 민경의 어머니가 말한다. “경찰이 뭐? 경찰도 음주운전하고 내연녀 죽이고 성폭행하고 할 거 안 할 거 다 하던데.” 여기서 휘오는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 항변하지 않고 “네 그렇네요”라고 동의한다.

이즈막 로맨틱 코미디는 이전에 용인되었던 남성상의 고발과 무해한 남성상을 새로 세우느라 바쁘다. <이 구역의 미친 X>가 점검하는 기준은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 동안만 교류할 상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당연한 소리고, 한국 드라마에는 더 많은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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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이 똑똑>

넷플릭스

같은 정신과에 다니는 노휘오와 이민경이 서로 신경을 긁고 자극하다 서로의 병증을 알아간다면, 스페인영화 <강박이 똑똑>(2017)에서는 무려 6명의 강박 장애 환자들이 병원 예약시간이 겹쳐 한자리에 모였다. 처음엔 서로를 견디지 못하고 상대방의 증상을 비웃고 자신의 병을 부인하던 이들이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의사를 만나는 시간이 지체되면서 집단치료를 시도한다.

<비정규직 아이돌>

넷플릭스

<이 구역의 미친 X>에서 가장 쿨하고 초연한 인물. 이 구역의 알바 마스터 이수현 역을 ‘악동 뮤지션’ 이수현이 찰떡같이 뽑아냈다. 그는 2017년 5부작 웹드라마 <비정규직 아이돌>에서 오빠와 듀엣으로 데뷔해 꽤 성공을 거뒀으나 멘탈이 약해 오빠 없이 제 실력을 내지 못하는 악당 뮤지션의 수현으로 ‘YZ엔터테인먼트’의 혼성 아이돌 그룹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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