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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새빛남고 학생회', 평화로운 학생회실의 소년 금잔디

남자1 (별것 아닌 상처에 굳이 밴드를 붙여주며 상냥하게) 얼굴에 상처나면 안되잖아.

남자2 (갑자기 신발 끈을 고쳐 매주며 무심한 척) 너 칠칠치 못해서 잘 넘어지잖아. 너 같은 애들은 이런 거 잘 묶어야 해.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다정한 남자, 차가워 보이지만 나에게만은 따뜻한 남자와의 삼각관계는 로맨스물의 유구한 전통이다. BL(보이즈 러브) 게임 <새빛남고 학생회>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웹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 붙임성 없고 지나치게 솔직한 성격 때문에 친구가 없는 주인공 태경(이세온)은 선생님의 권유로 학생회에 들어간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카디건을 즐겨 입는 것까지 전형적인 ‘회장’상인 다온(최찬이), 속내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태경을 괜히 경계하는 듯하지만 잘생긴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부회장 신우(강유석), 과거 팬픽 장르에서 일명 ‘바 주인’이라 불렸던 분위기메이커 겸 연애상담자 역할의 봉사부장 시운(고우진)은 이를테면 새빛남고의 ‘F4’로, 알에서 갓 깨어난 병아리처럼 순수한 태경과 가까워진다.

학교 폭력, 입시 부담, 진로 고민 등 한국 10대가 겪을 법한 현실적 갈등을 깨끗이 지운, 전교생이 15명 미만인 듯한 새빛남고의 세계는 BL의 주요 소비자인 여성들을 위한 판타지로 채워진다. 간질간질한 대사를 주고받는 소년들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다.

케이크를 먹다가 입가에 크림을 잔뜩 묻힌 태경이 귀여워 죽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닦아준 다음 냅킨에 손을 닦는 다온을 보며 ‘그냥 냅킨을 주지 그랬냐’는 이성이 고개를 들다가도, 이성애 로맨스에서 5조5억번 본 클리셰임을 생각하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다만 다온을 짝사랑하는 여학생 소희(양서현)가 태경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는 인물로 소모되는 점은 아쉽다. 과거엔 BL 장르에 흔했던 ‘이물질’ 여성 캐릭터가 점점 사라진 데는 이유가 있다.

LINK

<영 로열스>

넷플릭스

21세기 황태자의 첫사랑은 하이틴 퀴어 로맨스다. 스웨덴의 둘째 왕자 빌헬름은 사고를 치는 바람에 명문 기숙학교로 끌려가게 된다. 자유로운 생활을 갈망하면서도 신분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그는 자유분방한 매력의 동급생 시몬에게 첫눈에 끌리고 둘은 곧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스캔들’에 휘말린 이들에게 펼쳐진 것은 서로를 지키기 어려운 현실이다.

<상은>

네이버 시리즈온

세상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던 부잣집 도련님,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모범생이 만나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진다. ‘BL의 정석’ 1장쯤에 나올 법한 설정이지만, 가장 전형적인 것은 잘만 쓰면 가장 대중적인 것이 된다. 한국에서 BL 드라마 제작이 활발해지기 전인 2016년 무렵 공개되어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동명 소설 원작의 중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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