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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코다' 가족과 공유할 수 없는 재능을 발굴한 소녀
김소미 2021-08-27

고기잡이 배 위에서 목청 높여 노래 부르기를 즐기는 어부의 딸 루비(에밀리아 존스)는 동급생 마일스(퍼디아 월시 필로)를 따라 덜컥 합창단에 등록한다. 첫사랑의 치기가 불러온 방과 후 활동 중 음악 선생님(에우헤니오 데르베스)의 눈에 띈 그는 곧 버클리음악대학 오디션까지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루비의 선택은 예상보다 더 큰 파도를 불러오는데, 그가 농인 가족 내 유일한 청인으로서 가족의 생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가족과 공유할 수 없는 재능을 발굴하기 시작한 소녀, 그런 딸을 당혹스럽게 마주하는 부모, 그리고 동생에게 의존하지 않는 새 삶에의 의지를 다지는 오빠 레오(대니얼 듀랜트)가 제각기 속앓이를 하며 한철을 보낸다.

제목인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는 청각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뜻한다. 청인 자녀와 농인 부모가 서로를 향해 음악을 선물하고, 이를 감각하는 시간들로 채워진 <코다>는 맑은 온기로 마음을 정화시킨다. 수어를 담은 이미지, 노래를 전하는 사운드가 응집력 있는 이야기에 발맞춰 뭉클한 공감각으로 수렴된다. 특히 10대 주인공 루비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 각자의 딜레마를 살뜰히 보듬는 시선이 미덥다.

콘서트에 초대된 엄마 재키(말리 매틀린)와 아빠 프랭크(트로이 코처)가, 관객의 상기된 얼굴을 둘러보며 그제야 딸의 재능을 실감하는 순간처럼 사려 깊은 장면의 디테일로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다. 프랑스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말리 매틀린, 트로이 코처 등 실제 청각 장애가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올해 제37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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