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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습도 다소 높음' B급 코미디에 몰두해온 고봉수 감독의 신작
이보라 2021-08-27

때는 후덥지근한 여름날, 코로나19의 위험에 놓인 한국. ‘낭만극장’의 직원 찰스(김충길)는 오늘도 어김없이 영화관의 이모저모를 부지런히 살핀다. 오늘은 ‘젊은 그대’라는 작품의 시사회가 있는 날이다. 찰스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관객에게 마스크 착용과 문진표 작성을 요청한다. 땀을 흘리는 관객의 아우성이 무색하게도,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말 전파의 위험’을 핑계 삼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다. 제각각 자신이 출연한 새 영화를 보기 위해, 미국에서도 유명하다는 감독을 만나기 위해, 모더레이터로서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하기 위해 모인 관객은 더위에 지쳐 점점 억지를 부리고, 찰스는 이들을 달래면서 사장의 눈치까지 보느라 진땀을 뺀다.

<습도 다소 높음>은 <델타 보이즈>와 <튼튼이의 모험> 등을 연출한 고봉수 감독의 신작이다. 오랫동안 B급 코미디에 몰두해온 기질이 본 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감염병 시국과 혹서의 계절이라는 이중고가 극장 관객을 위협하는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세태극이다.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한껏 과장된 상황과 대사가 과하게 느껴지는 대목도 있지만,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가 여러 단점을 보완한다. 감독의 전작에 함께했던 배우 백승환, 김충길, 차유미가 이번 영화에도 참여했으며, 배우 이희준과 평론가 전찬일이 각각 감독 이희준과 모더레이터로 분해 소소한 웃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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