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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8호 [프리뷰] 아르반드 다쉬타라이 감독, '감독은 부재중'
김소미 2021-10-13

<감독은 부재중> The Absent Director

아르반드 다쉬타라이/이란/2021년/85분/뉴 커런츠

극단 연출가의 집에 단원들이 모였는데 정작 연출가는 현장에 없다. 이들은 해외 체류 중인 연출가를 영상통화로 연결한 다음, 카메라 앞에서 공연을 연습하고 디렉팅을 받기로 한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앞두고 준비 중인 대망의 공연은 <맥베스>다. 이쯤에서 예상되는 소동극의 전개가 그렇듯, 연습이 제대로 될 리 만무 하다. 셰익스피어 비극 속 맥베스가 타락하고 파멸할수록, 화상 소통은 오해를 동반하고 그동안 누적된 배우들의 갈등은 급기야 싸움으로 번진다. 이란의 베테랑 연극 연출가 아르반드 다쉬타라 이가 자전적인 요소를 더해 주목한 것은, 혼돈의 연습실 속에서 자생적으로 피어나는 어떤 진짜들이다. 감독은 아마도 실전 무대 에서는 오히려 볼 수 없는 것들에 매혹된 듯하다. 숏의 경계를 가리고 영화 전체를 롱테이크로 전개하면서 연극적 영화 혹은 영화적 연극의 한가운데 생생히 머무는 <감독은 부재중>은 역설적으로 감독과 카메라의 개입을 시종 정교하고 분주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문의 열림과 닫힘, 프레임 안에 배치된 인물들의 동선과 구도를 역동적으로 활용한 실내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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