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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7호 [기획] 동네방네 피어나는 시민들의 영화 축제
송경원 사진 박종덕 2021-10-12

찾아가는 영화제 동네방네비프, 부산시민공원에서 상영된 <허스토리>

“해운대까지 안 가도 영화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영화제 한다고 매년 말만 들었는데 집 근처에서 국제영화제 행사 한다고 하니까 신기하네요.” ‘영화제’라고 하면 드는 고정관념이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건 당연하지만 지역주민들에게는 왠지 어렵고 멀고 딱딱하고 엄숙할 것만 같은, 누군가의 축제처럼 느껴지기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본디 영화제는 사람들이 편하게 모이고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두의 축제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전통과 변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첫 발을 디뎠다. 동네방네비프가 그 주인공이다. 동네방네 비프는 영화를 통한 축제, 일상에 스며드는 영화를 위해 기획된 부산국제영화제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점차 축소되어 가는 지금, 관객과 영화가 온전히 만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자 부산시 14개 구·군마다 스크린을 설치하여 지역주민과 영화의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협력체를 지향하는 동네방네비프는 단순히 영화상영과 관람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을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그날을 목표로 저변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10월11일 부산진구의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동네방네비프에서는 <허스토리>가 상영됐다. 부산시민의 허파인 부산시민공원에서는 10월7일부터 14일까지 <빛나는 순간>(2020), <불어라 검풍아>(2021), <쉘부르의 우산>(1964), <교실 안의 아크>(2019), <허스토리>(2017), <레미: 집 없는 아이>(2018), <담보>(2020) 7편의 영화가 매일 저녁 8시 한편 씩 상영 중이다. 게스트와의 만남을 통해 영화에 대해 소개 하고 친밀감을 높이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날 <허스토리> 상영을 앞두고 진행된 GV에서는 민규동 감독이 참석하여 부산과 <허스토리>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소개했다. 부산 지역을 배경으로 한 <허스토리>는 일본정부에 맞선 위안부 할머니들과 이를 도운 사람들의 투쟁, 관부재판을 다룬 영화다. 민규동 감독은 “부산시민공원은 예전 하야리아 미군부대가 있던 자리다. 원래 있어야 할 시민의 공간으로 돌아온, 이렇게 의미 있는 공간에서 <허스토리>를 보면 한층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날 상영회에는 굵은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수 십 여명의 관객이 모여 부산시민의 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증명했다. 동네방네비프는 지역기반의 축제를 지향하는 만큼 해당 지역관청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진행되며 이날은 부산진구청으로 응모한 자원활동가들이 행사 진행을 도왔다.

동네방네비프는 부산진구 부산 시민공원, 동구 유라시아플랫폼, 강서구 록산, 사상구 사상인디스테이션, 금정구 캠퍼스 디, 기장군 고리에너지팜, 사하구 장림포구 부네치아, 수영구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 남구 부산문화회관, 북구 물소리공원, 서구 천마산 에코하우스, 영도구 봉래나루로,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동래구 복천동고분군 14개 구·군에서 10월7일부터 10월14일까지 진행된다. 딱딱한 형식을 벗어난 만남. 생활공간 속으로 스며드는 영화. 벽을 허물고 관객을 향해 먼저 걸음을 옮긴 영화제. 남포동에서 태동한 부산국제영화제는 해운대 영화의전당 시대를 지나 바야흐로 부산 전역으로 확장될, 시민의 영화제로 거듭나는 중이다.

지역커뮤니티밴드 ‘러브뮤직’의 축하공연. 비를 뚫고 시민공원을 찾아준 관객들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를 기념하며 만든 자작곡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를 열창했다.

<허스토리> 상영에 앞서 시민공원을 찾아주신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민규동 감독.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 시민들의 힘으로 오늘까지 성장해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 한 김희애 배우에게 이 벅찬 모습을 꼭 전하겠다.”

악천후에도 영화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 굵어지는 빗줄기에도 우비와 우산으로 무장한 채 영화를 즐기고 있다.

우비와 방석을 제공해주는 자원활동가. “날씨가 좋은 다른 날에는 300명 정도의 관객들이 오신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역에서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자원활동가 A)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수영구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 LED 패들보드를 타고 영화 <족구왕> 상영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수영구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수영구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남구 부산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남구 부산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동네방네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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