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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폐막식 사회 맡은 정찬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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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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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찬과 전주국제영화제의 인연은 각별하다. 2004년 제 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그는 개막작 <가능한 변화들>의 주연과 폐막식 사회자로 활약했고, 그가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단팥빵>의 촬영지도 전주였다. “나이가 들면 전주에 내려와 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을 만큼 그에게 있어 전주는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폐막식의 진행을 맡게 된 그는 개막식날부터 전주에 와서 하루 서너편씩 영화를 봤다고 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신 듯 피곤한 얼굴이었지만 영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눈을 빛내며 말을 쏟아내는 정찬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광다웠다.



- 전주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 같은 배우인데도 사람들은 TV 매체와 영화 매체를 기준으로 가르곤 한다. 자격지심 때문에라도 영화제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5회때 개막작 때문에 와보니까 내가 평생 볼 수 없는 영화, 쿠바 영화라던가 하는 것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6회 개막작 ‘디지털 3인 3색’에서 송일곤 감독의 <마법사들>도 쇼킹했고, 한일 합작 영화나 칠레 영화 같은 것들도 놀라웠다. 이번에는 개막작 <오프사이드>를 보고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팬이 됐다. <서클>과는 또 다르게, 웃으면서 뭔가를 느끼게 해 주는 게 아주 대단했다. 사실 뭐 하나 고를 게 없이 모든 영화들에 디테일이 살아 있고 배우로서 동기 부여가 된다.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광팬인데, 여기서 영화를 볼 때마다 하루키 소설의 책장을 넘기는 것 같은 기분이다.



- 전주에서 하루 일과가 어떤가.

= 개막식날 와서 서울에 하루 다녀오고 계속 있었다. 보통 아침 10시쯤 일어나서 씻고 영화 보러 갔다가 밥먹고 또 영화 보고 계속 영화 보다가 끝나면 밥 먹거나 술 마시러 간다. 평소에 극장에서도 심심하면 영화를 두편씩 연달아 본다. 여기서 하루 네편씩 보는 것도 별로 힘들진 않다. 배우로서보다 영화 매니아로서 정말 좋다.



- 많은 작품을 봤을 텐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소개해달라.

= 어느 하나를 고르긴 힘든데, 인도 영화 <비르와 자라>를 보고 놀랐다.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들이 자국 내에서 스크린 쿼터가 있건 없건간에 다른 나라 영화들을 뭉개버리는데 그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카메라 워크가 너무나 유려하고, 컷 분할도 훌륭하더라. 솔직히 내용은 신파지만 그 와중에 드라마 구조에 등장하는 플롯들이 아주 흥미진진하다. 배우들의 감성연기도 대단하고, 인도와 파키스탄 분쟁이라는 정치적 소재에 대한 접근도 단순하지 않다. 극 중에서 여주인공의 어머니가 남자 주인공에게 “인도의 모든 청년은 당신과 같냐”고 묻는데, 거기에 대한 대답이 “인도의 모든 어머니들은 당신과 같습니다”라는 거다. 그런 대사들이 정말 우와…(웃음) 세시간 좀 넘는 영화인데 한시간 동안 계속 눈물을 닦아내다 보니 얼굴이 끈적거릴 정도였다.



- 이번에 전주에서 본 작품을 만든 감독이나 다른 독립영화 감독 중 같이 일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

= 이런 건 대답하면 너무 속이 보이는 것 같은데…(웃음). 나와 동생이 둘 다 <달은 해가 꾸는 꿈>의 박찬욱 감독을 굉장히 좋아한다. 동생이 그 영화의 광팬이어서 나도 그때 보고 팬이 됐다. 에밀 쿠스트리차 영화도 좋아하고, 그리고 이번에 보고서 자파르 파나히가 너무 좋아졌다.



- 전에 단편영화를 제작한다고 했었는데 언젠가 전주영화제에 출품할 생각은 없나.

= 아니, 시나리오만 준비하고 있었는데 너무 벽에 부딪히는 게 많아서 창작의 열정은 일단 사라졌다. 한국에서 영화 만드는 건 정말 어렵다. 스크린쿼터 문제만 해도 너무 답답하니까. 사실 스크린쿼터가 유지되든 안되든 우리는 ‘웰메이드’가 아닌 작은 영화들을 볼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스크린쿼터 문제가 터지던 10년 전부터 누군가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하고 정책적으로 준비를 했으면 나았을텐데 결국 한국 영화가 설 자리는 더 작아졌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영화제는 내실 있고 기초가 다져진 환경에서 우리 영화, 좋은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영화 관계자 분들은 영화제에 오셨으면 사진만 찍고 가지 말고 제발 영화를 좀 보길 바란다.



-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 홍상수 감독의 <해변의 여인>에 특별출연하고 있는 것 외에는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 덕분에 전주영화제에서 최대한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글 최지은, 사진 장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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