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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yungk 2012-09-13 16:26:37 신고
전설의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와 디즈니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를 가질만하다. 당연히 영화는 평균 이상이다. 그러나, 그간 픽사에서 보여주었던 감동과 재미에 비한다면 많이 실망스럽다.
좋은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은 기술, 음악, 그림 등,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모든 것을 다 갖추었지만 재미있는 스토리가 빠진다면 감동과 재미를 만들기 힘들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오래동안 기억되는 감동을 선사한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 바로 스토리다. 그간 픽사에서 보여주었던 영화에 감탄했던 것은 결코 현란한 기술이나 애니메이션 디자인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재미있는 짜임새와 구성으로 재미와 감동을 만드는 스토리에 감동과 감탄했던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정말 한 순간이라도 잊어버리고 방심하면 좋은 영화는 금방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이 영화는 자세히 보여준다.
고대 스코틀랜드 왕가의 공주인 메리다는 엄격한 교육을 강요하는 왕비 엄마 때문에 고민이다. 게다가 이웃 부족과 결혼까지 하게 되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청혼하러 온 왕자들에게 자신의 활솜씨를 자랑하며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준 메리다는 엄마와 싸우고 마법의 숲에 들어가서 엉뚱한 소원을 빌게 된다. 바로 엄마가 곰이 되어 버린 것이다. 메리다와 곰이 된 왕비는 마법을 풀기 위해서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야기가 힘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기본적인 공식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기대하지 않고 보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대충의 결말이 결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보다 복잡하고, 보다 어려운 문제를 부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악전고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는데, 모든 면에서 안일했다. 시간의 족쇄도, 마법을 푸는 방법도, 주인공이 겪는 사건 사고도 긴장감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하다. 위기와 갈등이 약하고, 주인공이 너무나도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재미가 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자잘한 유머와 에피소드에 의존해서 스토리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교훈으로 삼은 딸과 어머니의 화해도 주제로 삼기에는 너무 약하다. 생사가 걸린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와 엄마와의 사소한 오해와 갈등을 푸는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 중 어느 쪽이 재미있을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간 강력한 스토리로 엄청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해왔던 픽사조차도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좋은 스토리를 꼼꼼하게 짜임새 있게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로만 이야기하지 실제로 뼈에 사무치게 느끼는 제작자와 감독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일에서 좋은 스토리는 정말 중요하고, 좋은 스토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깨닫는 것은 더욱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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