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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랑 타베르니에 (Bertrand Tavernier)

1941-04-25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6.3

/

네티즌5.8

기본정보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1-04-25
  • 성별

소개

대표작 <일주일간의 휴가>, <시골에서의 일요일>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는 누벨바그 이후 프랑스영화의 흐름에서 사라진 이야기체 사실주의 영화의 전통을 되살린 감독이다. 영상 표현은 뛰어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는 서투른 대다수 프랑스영화의 허점을 타베르니에는 뛰어넘었다. 타베르니에는 줄거리보다는 스타일을 내세우는 프랑스영화의 유행과는 좀 다른 영화를 찍으면서 지성과 이야기꾼의 재능을 겸비한 묵직한 영화로 70년대와 80년대의 프랑스영화를 살찌웠다.

시인인 르네 타베르니에의 아들로 태어난 타베르니에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나 중퇴하고 <카이에 뒤 시네마>, <포지티브> 등의 잡지에서 영화평론을 썼으며 그런 한편으로 누벨바그영화를 주로 제작했던 조르주 드 보르가르를 도와 홍보 담당자로 일했다. <유다의 키스>(1963)라는 단편영화를 연출한 후로 타베르니에는 <미국영화 30년>을 비롯한 몇권의 비평서를 출간했으며 틈틈이 시나리오를 쓴 끝에 조르주 시므농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생 폴의 시계상 L’Horloger de St. Paul>(1973)으로 데뷔했다.

필립 누아레, 장 로쉬포르, 클로틸드 조아누 등 출연진의 연기가 훌륭했던 이 영화는 루이 델뤽상과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면서 영화감독 타베르니에의 앞길을 굳혀줬다. <생 폴의 시계상>은 공장의 못된 작업반장을 살해한 아들이 수감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정치적으로 조금씩 의식화돼가는 줄거리로 심리 드라마와 사회비판 드라마를 교묘하게 섞은 구성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타베르니에는 이 영화의 각본을 40, 50년대에 르네 클레망, 장 들라노이 등의 감독과 자주 작업했던 노련한 시나리오 작가들인 장 오랑슈, 피에르 보스트와 같이 썼는데 이들은 누벨바그 영화인들에게 문학적이라는 이유로 격렬한 비난을 받으면서 한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작가들이었다. 타베르니에는 오랑슈와 보스트와 함께 일하면서 기승전결이 분명한 이야기의 매력을 프랑스영화에 되돌려줬다.

타베르니에의 두번째 장편영화인 <축제는 시작한다 Que La F e Commence>(1974)는 약 60여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대작역사영화. 제목의 ‘축제’는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혁명을 가리키는데 오를레앙공이 통치하던 18세기 말의 프랑스에서 어떻게 혁명이 일어났는지를 꼼꼼하게 짚어본 작품이다. <판사와 살인자 Le Juge et L’Assassin>(1975) 역시 과거의 이야기로 19세기를 배경으로 살인을 저지른 정신병자를 심문하는 판사가 주인공이다. ‘계몽된 부르주아’라고 스스로 믿는 판사는 도덕적으로나 철학적으로 우월한 계급의 심판자란 자부심을 걸고 정신병환자인 살인자를 정신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이성으로 심판하려 든다.

타베르니에는 ‘영화감독은 일생에 단 한편의 영화만 만든다’고 하는 예술관을 지닌 ‘작가’가 아니었다. 소재의 탐식증에 걸린 환자처럼 타베르니에는 온갖 소재에 부지런히 달려들어 주위에서 겪는 일상 현실을 시나리오로 쓰고자 하는 작가가 주인공인 <불량 소년들 Des enfants gates>(1977)을 발표했고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일종의 SF영화인 <죽음의 중계 La Mort en Direct>(1979)를 내놓았다. 어떤 소재를 다루든 타베르니에는 윤리의 문제를 사회의 역사적인 현실에 놓고 다층적으로 접근한다는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죽음의 중계>는 한 남자가 죽어가는 여인을 따라다니며 소형 카메라로 촬영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하는 과정을 담으며 개인의 비극을 구경거리로 떨어뜨리는 미디어의 속성을 충격요법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80년대에도 타베르니에는 사회, 역사, 관습에 대한 반성의 강력한 도구로 영화를 생각하는 감독임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일주일간의 휴가 Une Semaine de Vacances>(1980)는 교육문제를 둘러싼 사회현실, 자기 내부의 외로움, 병약한 부모를 통해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의 감정과 싸우는 학교 여선생인 로랑스의 내면과 행동을 섬세하게 따라가면서 타베르니에식 리얼리즘의 진수를 보여줬다. <대청소 Coup de Torchon>(1981)는 프랑스 식민지였던 동아프리카를 무대로 난폭한 제국주의의 이면을 우화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며 장 르누아르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시골에서의 일요일 Un dimanche a la campagne>(1984)은 1905년 파리 근교의 어느 집에서 휴일을 맞아 소풍을 즐기는 한 가족의 일화를 바탕으로 낭만적인 열정으로 삶을 탐색했던 시대는 가고 뼛속까지 물질화된 속물들이 판을 치는 시대가 오는 시간을 잡아낸다.

<라빠 L’App >(1995), <캡틴 코난 Captain Conan>(1997) 등의 작품에서도 전성기를 지난 감은 있지만 90년대 이후에 보여준 타베르니에의 행보는 여전히 기운차다. 평론가 로빈 우드는 “타베르니에 영화의 부르주아 리얼리즘을 꼭 찬미할 필요는 없다. 분명히 어떤 사람은 60년대와 70년대의 유럽영화가 추구했던 과격한 스타일 실험이 중단된 것을 애석해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타베르니에의 영화는 많은 이론가들이 거부했던 이야기체 영화 전통의 힘을 생생하게 웅변해 주고 있다”라고 타베르니에의 영화를 평했다. 타베르니에는 그야말로 바람직한 전통의 대변자인 것이다. <b>[씨네21 영화감독사전]</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