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밀코 만체브스키는 데뷔작인 <비포 더 레인 Before the Rain>(1994)으로 94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차이밍량의 <애정만세>와 공동대상을 수상하면서 혜성같이 등장한 감독이다. <비포 더 레인>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만체브스키는 마케도니아 출신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대학 영화과를 졸업했다. 소설가와 기자로도 활동했으며 주로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에서 경력을 쌓았다. 마케도니아공화국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 영국이 제작 합작한 <비포 더 레인>은 ‘언어’ ‘얼굴’ ‘사진’이란 부제가 붙은 3부로 이뤄져 있으며 나선형으로 돌고 도는 특이한 어법으로 마케도니아와 런던을 수평으로 이으면서 세사람의 운명적인 사랑을 펼치는 독특한 구조로 주목을 받았다. 텔레비전과 신문 보도 사진이 알려주지 못하는 유고분쟁지역 전쟁의 참혹함을 현실감 있게 펼치면서, 이 지역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을 먼 발치서 지켜보는 서구의 시선은 어떤 것인지를 ‘동시대성’이라는 틀 안에서 소화하는 유려한 어법을 보여줬다. <비포 더 레인>은 휴머니즘의 완곡한 틀로 전쟁을 추상화시켰다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부조리한 현실의 운명을 복합적으로 서술하는 이야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 작품이다. 그러나 만체브스키는 <비포 더 레인> 이후 후속작을 내지 못했다. 그것은 만체브스키가 <비포 더 레인>에서 보여준 현실에서 아직도 몸소 살고 있음을 뜻하는 방증이기도 하다. <b><i><font size=4><FONT COLOR="666666">[씨네21 영화감독사전]</font></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