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감독님이 원래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하는 사람으로 뽑으려고 했대요.” <민요삼총사>의 여배우 정경(24)은 그렇지 못해서 뽑혔다. 오디션 때 “춤 못 춰도 한번 춰보세요”라는 감독의 주문에 되는 대로 열심히 췄는데 “너무 못 춘” 그 모습에서 감독은 여주인공 캐릭터를 발견한 듯싶다. 자신이 짝사랑하는 교내 씨름부 선배를 위해 엉뚱하게 민요로 응원가를 준비하는 여고생.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엉뚱하고 밝은 면이 비슷하긴 해도 “본래 성격은 그보다 내성적이고 차분한 편”이라고 정경은 말한다. “말을 잘 못해서, 헛소리라도 할까봐(웃음) 이 인터뷰도 많이 고민했어요.”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정경은 “어려운 가정사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한다 생각했고 그래서 연기를 포기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시작했다. “엄마는 제가 포기하는 걸 반대하셨어요. 좋아하는 길로 가라고.” 정경은 지난 1년여 동안 장·단편영화와 드라마의 조단역을 오가면서 혼자 일해왔다. 그는 스타덤에 오르는 큰 성공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한다. 연기를 할 때마다 “내 삶에서 무언가 하나씩 추가되는 기분”이 좋고, 함께하는 작업이 좋다고. 공동작업에 대한 애정은 연극과 출신이라 더 큰 것 같다고 덧붙인다. 정경은 요즘 판소리 수업을 받느라 목이 쉬었다면서 질문에 답하는 일을 조금 힘들어하기도 했다. “지금은 왜 그때 연기를 포기할 고민을 했나 싶고, 다시 시작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사진 찍히는 걸 낯설어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지만 미래에 대한 믿음만큼은 확고한 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