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맨>은 체취를 극도로 증오하는 고등학생을 전면에 내세우는 극영화다. 극중 땀냄새, 발냄새, 입냄새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하는 이 작품은 설정과 달리 상당히 신선한 냄새를 실어나른다. 괴벽스럽다고 할 만한 소재도 그렇거니와 이를 천천히 발전시킨 뒤 한번에 터뜨리는 솜씨가 심상치 않다. 주인공은 자신의 세계에 틀어박힌 고등학생 지호. 그는 타인의 냄새를 거부하며 바깥세상을 거부한다. 외동아들에, 성적 좋고, 클래식을 사랑하는 그에게 주위 친구들은 악취의 온상일 뿐이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타인의 냄새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깨끗하게 삶아 빤 하얀 마스크를 귀에 걸고 새로운 학교로 등교한다. 친구들의 수군거림에도 지호의 고집은 굳건하다. 그것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폭로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