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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나누크

Nanook of the North Nanook of the North

1922 프랑스,미국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79분

감독 : 로버트 플래허티

출연 : 나누크(나누크) 나이라(나누크의 아내, 나이라) more

  • 네티즌8.00
측량기사 출신인 플래허티는 광물 탐사를 목적으로 캐나다 북부지방을 여행하면서 에스키모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탐사작업 틈틈이 에스키모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던 그는 그들의 삶을 영화로 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플래허티 연구가들에 따르면, 그는 처음부터 이 영화를 장편으로 만들어 극장에 배급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점에서 플래허티는 오늘날 독립영화 작가들의 원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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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북극의 나누크>는 로버트 조지프 플래허티(1884~ 1951)가 1922년에 만든 ‘기념비적’ 다큐멘터리이다. 설원에 사는 에스키모인 나누크와 그의 가족의 생활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 파테 영화사가 미국과 캐나다 전국에 배급하여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유럽과 러시아,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상영되었다.

<북극의 나누크>는 흥행을 목적으로 일반 극장에 배급된 최초의 장편 기록영화였고, 에이젠슈테인을 비롯한 당대의 러시아 영화인에서 1960년대의 다큐멘터리 감독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북극의 나누크>가 1920년대 관객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영화는 낯선 풍물과 이국적인 삶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다. 1895년에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발명한 그 순간부터 카메라는 ‘구경거리’를 찾아 전세계 곳곳을 누볐고, 1920년대까지는 관객들도 ‘미개인의 기이한 풍습’류의 짤막한 영화를 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아직 ‘다큐멘터리’라는 용어와 개념이 나타나기 전이었지만, 카메라가 잡은 생생한 현실을 보고 즐기는 관객층은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관객들에게 <북극의 나누크>는 익숙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영화였다. 이전의 기록영화들이 모두 20분 미만의 짧은 길이에 춤, 제의, 전투 따위의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다룬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영화에서는 1910년대에 이미 장편영화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촬영과 편집, 극적 구성 등에서 많은 테크닉이 개발돼 일반화되고 있었다. <북극의 나누크>는 바로 이런 극영화 기법을 기록영화에 적용하여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영화에는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가는 주인공이 있고(순박하고 유능한 에스키모인 나누크),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있으며(혹독한 자연에 대한 인간의 투쟁), 유머러스한 장면과 긴박한 장면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줄거리의 전개가 있다.

측량기사 출신인 플래허티는 광물 탐사를 목적으로 캐나다 북부지방을 여행하면서 에스키모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탐사작업 틈틈이 에스키모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던 그는 그들의 삶을 영화로 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플래허티 연구가들에 따르면, 그는 처음부터 이 영화를 장편으로 만들어 극장에 배급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 점에서 플래허티는 오늘날 독립영화 작가들의 원형을 보여준다.

<북극의 나누크>는 플래허티에게 그가 바라던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그는 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예술가로서 영웅 대접을 받았으며, 그의 명성은 <모아나>와 <아란의 사람들> 같은 이후의 작품을 통해 더욱 확고해졌다.

그의 영화에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장기간의 현지조사를 통한 사전작업은 다큐멘터리 영화작가들에게 모범을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체계적인 방법론의 구축보다는 주관적이며 감성적인 문화의 이해에 의존한 점, 살아 있는 문화를 필름에 담기보다는 이미 사라져버린 원형의 복원에 집착한 점은 많은 비판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김홍준 영화감독,<세계 영화 100>(한겨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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