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으로 일하는 셸리는 정신지체를 가진 여동생 개비와 단둘이 살고 있다. 셸리는 사회복지사의 접근을 거부한 채 둘 만의 삶을 어떻게든 이어가려 하지만, 개비의 자폐 증상은 계속 심해지고 동생과 하루 종일 함께 지낼 수 없는 셸리의 일상은 힘겹기만 하다. 셸리를 좋아하는 조하가 두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오면서 사정은 나아지는 듯 보이지만, 세 사람의 불편한 동거는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는 결말을 향해 덜컹거리기 시작한다. 감독의 아내이자 주연을 맡은 리본 벤 쉴루시의 실제 경험에 토대를 둔 영화인만큼, <그녀와 함께>는 자매로 등장하는 두 여배우의 섬세하면서도 힘 있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평범치 않은 자매의 매우 친밀하고 개인적인 지점까지 포착하는 영화의 세밀한 접근은 장애인 가족에 대한 여느 영화에서도 보기 드문 복잡한 감정의 소우주를 만들어낸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늑대들>(2013)의 편집을 맡았던 아사프 코먼의 데뷔작이다.
(박진형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