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는 커플이 있다. 테리는 폰섹스로 돈을 벌고 그녀의 애인 산딜레는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한다. 그들의 로맨스는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완벽하다. 테리가 일을 찾아 한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둘은 잠시 떨어져 있으려고 하지만, 주변 가족과 친구들은 이들의 관계가 지속되길 원하면서 음모를 꾸민다. 한편 카메라는 IT 기술자인 유진이 지나간 과거의 사랑을 잊지 못한 채 번뇌하는 모습을 병행시켜 보여준다. 이 영화는 위의 세 인물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테리와 산딜레를 함께 보여주면서 시작하지만 끝에는 폰섹스로 연결된 테리와 유진을 비춘다. 인물들이 도시를 누비며 변화무쌍한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모습을 감독은 강약의 리듬을 적절히 섞어 표현해낸다. 격렬한 편집은 종종 쉼표를 찍듯 화면을 채우는 평화로운 컷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취를 자아낸다. 올해 더번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아공 영화 수상작이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