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뭔 죄여!

산골 어늘 마을에 도회지로부터 구므루 장수가 나타난다. 일본의 공출과 계속되는 흉작으로 궁핍함에 찌들어 있던 춘호 부부는 가산을 정리해 새로운 도회지 생활을 꿈꾸며 구므루 장수를 따라 나선다. 하지만 구므루 장수는 춘호 부부의 돈을 챙겨 줄행랑을 치고 춘호 부부는 떠돌이 신세가 된다. 길고 힘든 유랑생활로 어린 아기마저 읿은 이들 부부는 한 마을에 찾아든다. 그러나 이곳도 일본에 굽신거리며 자신의 재산을 모아온 이 주사의 횡포로 살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마을 주막에는 투전이 성행하고, 동네 아낙네들은 이 주사에게 몸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어렵게 작은 터전을 찾은 춘호 부부는 살아가기 위해 애쓰지만 이 주사는 춘호 처에게 흑심을 품고 그들을 곤경에 빠뜨린다. 투전판에서 한몫 잡기 위해 춘호는 처를 닦달하고, 남편의 구박이 극에 달하자 춘호 처는 이 주사에게 몸을 주는 대가로 얼마간의 돈을 약속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