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밑바닥에 이른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다. 사기로 파산을 당한 남자와 심각한 병으로 투병 중인 여자는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을 찾기 위해 제주로 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증오와 원망에 허덕이는 헐벗은 자신을 마주한다. 한편 한없이 유약한 존재 너머에 거대한 자연이 버티고 있다. 낮과 밤의 순환 속에 담담한 생명의 기운이 서려 있고, 모든 생명은 놀라운 치유력을 타고난 굳센 존재다. 그곳에서 만나고 이별하는 남자와 여자는 영속의 시간을 뛰어넘는 영혼의 상징이다. 자연은 감히 설명할 수 없는 우주이며, 예술은 잠자던 영혼의 봉인을 해제하는 열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