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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담지 못한 사람들을 포착한 영화들에 주목
씨네21 온라인팀 cine21-digital@cine21.com | 2022-03-07

제도가 담지 못한 사람들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들은 우리 사회의 복지 제도에 경종을 울리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들 영화가 바라보는 실업자, 저소득층, 비정규직 등의 사회적 약자들은 공동체 속에 존재하되, 정치가 이들을 제대로 대변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제도 바깥으로 존재가 지워지는 사람들이다.



블루 칼라의 시인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는 성실하게 살아온 다니엘이 지병으로 인해 일을 쉬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영국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를 깊은 통찰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국 복지제도의 허점을 신랄하게 꼬집으며 켄 로치 감독에게 두 번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겼다.



TV 다큐멘터리 연출자 출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담백하고 예리한 시선이 빛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2018)은 금과 좀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하는 평범한 듯 보통의 가족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는 가족제도 바깥의 소외된 사람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세르비아 감독 스르단 고루보비치의 <아버지의 길>(2021)은 가난한 일용직 노동자가 사회복지기관에 의해 빼앗긴 아이들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그렸다. 부패한 사회 복지 시스템에 맞서는 개인의 굳은 의지가 전하는 희망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복지식당>은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가 세상의 수많은 문턱을 넘어 ‘재기’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직간접적 체험을 오롯이 담아내며 세상에 알리기를 원한 정재익, 서태수 감독의 공동연출로 빚어낸 진정성 있는 리얼리티 휴먼 드라마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제4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 제16회 런던한국영화제, 제5회 원주옥상영화제 등에 초청되어 호평받았다. 특히 <복지식당>에는 장애인을 위한 복지제도가 있음에도 제도의 사각지대로 인해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모습들이 나온다. 영화 속 ‘재기’가 마주치는 수많은 문턱은 장애 당사자인 정재익 감독의 자기체험에 바탕을 둔 에피소드들이다. “규정이나 절차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사각지대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싶다”는 그의 투박한 진심이 작품에 오롯이 담기며, 동정이 아닌 동등을 원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은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