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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피아니스트: 후지코 헤밍의 시간들' 87세 피아니스트, 후지코 헤밍
씨네21 온라인팀 cine21-digital@cine21.com | 2022-04-18

87세의 기적의 피아니스트 후지코 헤밍의 삶과 전세계 투어 공연을 담은 <파리의 피아니스트: 후지코 헤밍의 시간들>의 개봉 소식이 알려지며 주인공 후지코 헤밍을 향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60대 늦깎이 피아니스트 데뷔를 했지만 87세 나이에도 쉬지 않고 전세계를 다니며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후지코 헤밍은 ‘음악으로 세상을 마주한 영혼의 피아니스트’라는 평가받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고 있다. 2001년 6월 뉴욕 카네기 홀 매진, 오사카 단독 리사이클 13,000장 매진 등 전세계적 인기로 연간 60번이 넘는 콘서트를 매회 매진시키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러시아계 스웨덴 출신 디자이너인 아버지와 피아노 교사 출신 일본인 어머니를 둔 예술가 집안에 태어난 후지코 헤밍. 어린 시절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리고 어머니의 손에 길러지며 피아노를 배웠다. 후지코 헤밍은 어머니의 스파르타식 레슨을 견뎌내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레오니드 크로이처에게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1940년대에 역사적 시대에 한복판에서 있던 그녀는 독일 나치에 쫓겨 일본으로 떠나고 일본에서도 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다. 혼혈이라는 이유로 국가에서 지급되었던 배급마저 거부당하며 힘겨운 시기를 버틴다. 그래도 놓지 않았던 꿈은 그녀를 유럽으로 다시 돌아가게 만들었고 국적이 만료되어 20년간 무국적자로 독일에서의 난민 생활을 견뎌낸다.


베를린 음악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이후 유럽을 돌며 피아니스트의 커리어를 쌓아가던 그녀는 레너드 번스타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최고의 명성을 얻을 기회인 리사이틀 직전에 청력을 상실하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계속된 좌절 속에서도 후지코 헤밍은 청각 치료를 받고 음악학원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피아노 교사를 하면서 유럽 각지에서 콘서트 활동을 재개하며 주저앉지 않았다. 어려움에 굴하지 않은 후지코 헤밍의 노력은 1999년 리사이틀과 NHK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기회가 찾아오면서 빛을 보게 된다. 클래식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데뷔 앨범인 ‘라 캄파넬라’가 100만 이상 판매되는 대히트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후, 파리, 뉴욕, 부에노스 아이레스, 베를린, 도쿄 등 전세계를 누비며 역동적인 연주로 전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 이처럼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특별한 이력과 더불어 아티스트로서 자신에게는 혹독하고 금욕적이지만, 사생활에서는 약자와 동물에게 사랑이 넘치는 후지코 헤밍의 삶을 담은 <파리의 피아니스트: 후지코 헤밍의 시간들>은 다가오는 봄 관객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선사하는 웰메이드 음악 다큐멘터리로 다가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