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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Spider Spider

2002 캐나다,프랑스,영국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상영시간 : 95분

개봉일 : 2005-03-11 누적관객 : 1,029명

감독 :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출연 : 랄프 파인즈(스파이더) 미란다 리처드슨(클레그 부인/이본느) more

  • 씨네216.67
  • 네티즌7.15

기억하는 순간, 비밀은 악몽이 된다.

무의식의 거미줄 속,
어긋난 기억의 조각들이 다시 맞춰진다.


스파이더는 오랜 세월을 정신 병원에서 보내다가 지역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절차로 윌킨슨 부인이 운영하는 사회 복귀 시설에 오게 된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중얼거리며 끊임없이 메모를 하면서 거리를 헤매고 다니던 그는 30년전 자신이 살던 집 앞에 다다르게 되고 열 살 소년 시절의 과거로 되돌아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는 배관공인 아버지와 조용한 갈색머리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퉁명스럽고 성질 급하고 주로 펍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가정적이지 않은데 반해 어머니는 친절하고 자애로우며, 아버지와 함께 외출할때나 겨우 립스틱 정도를 바르는 소박함을 지녔을 뿐 아니라 어린 스파이더에게는 거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완벽한 엄마다. 그러나 스파이더는 펍에서 만난 금발의 매춘부가 아버지를 유혹해 섹스를 하게 되고 어머니 자리를 빼앗는걸 목격하고는 다음이 자기 차례라는 두려움에 떨게 되고 모종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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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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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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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황진미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제1장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동영상자료
제작 노트
About Movie

엄마는 어디 가고 창녀만 남았을까?

엄마가 섹스를 한다?
엄마가 아닐 것이다...
엄마의 자리를 빼앗은 창녀다!


크로넨버그에 따르면 이 영화는 심오한 인간의 미스터리를 내포한 일종의 사이코 드라마이다. 한 아이가, 자기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그 자리에 어머니와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전혀 다른 여자를 대신 앉혔다고 믿는다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오싹한 것이다.
소년 스파이더는 원래 어머니와 아주 가깝고도 순수한 관계였는데 이것이 섹슈얼리티에 의해 변질이 되고 이런 섹슈얼리티에 대한 당혹스러운 자각이 그의 망상에 불을 당기게 된다. 이것은 아이들이 부모의 섹슈얼리티 앞에서 양가적인 감정을 갖는다는 것, 그리고 성적인 행동과 폭력적 행동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프로이드의 이론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런 양가적인 감정에 대해 어린 스파이더는 기괴하고도 논리적인 방식으로 스스로 정리하는데 이는 또한 가족 내부에 존재하는 성적인 역학을 무력화 시키고자 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는 매우 강도높은 방법으로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윤색하고자 하고 또한 그 감당할 수 없는 진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깊이를 알 수 없는 장막을 치고 그 안에 숨어들게 된다.

이 시대, 거리를 떠도는 부적응자들의 이야기, [스파이더]

독특하고 환영에 가득 찬 이 이야기가 이상하게도 현실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거리 곳곳을 홈리스들이 메우고 있는 지금, 그들은 모두 집과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할 이야기가 아주 많지만 도시 속에서 부적응자로 도태되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스파이더는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바깥 도시와 바깥에서의 삶 자체에 대해 아무런 면역력이 없으며 그런 생활을 감당할 수가 없다. 자신이 자란 런던의 거리로 돌아왔을 때 그를 미쳐버리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세상에 적응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 때문이다.
원작자 맥그래스는 “정신적인 병을 앓고있는 사람이 사회에 나오게 되면 적어도 퇴원후 10년은 흘러야 비로소 적응을 할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습니다. 스파이더는 흔히 거리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걷는, 우리가 피해다니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사람에 관한 이야기지요.” 라고 설명한다.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6년을 애써온 프로듀서 캐서린 베일리 역시 이에 동의한다.
“걷다 보면 스파이더처럼 중얼거리면서 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어요. 분명 어떤 이유가 있고 나름대로 사연이 있겠죠. 이 영화는 그런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게 해줍니다. 그런 식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파이더]를 보면서 느껴지는 오싹함은 우리도 그처럼 될 수 있다는 자각 때문이다. 망상과 폭력 그리고 비틀린 섹슈얼리티로 가득찬 악몽으로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이런 정신분열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이다. [스파이더]는 매우 강력하게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영화이다.

스스로를 거미줄 속에 가둬버린 스파이더

소설의 그리고 영화의 제목은 왜 [스파이더]일까. 유추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주인공 소년이 거미의 속성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라는 이름은 거미가 거미줄을 잣는 것에 매료된 어린 아들에게 엄마가 붙여준 별명으로 등장하는데, 탈출과 자기부정 그리고 왜곡에 관한 이 복잡한 이야기의 핵심에는 소년 스파이더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엄마의 죽음에 대한 사실을 부정하고 가리기 위해 거짓의 거미줄을 잣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스파이더는 성년이 될 때까지도 쭉 이런 거미줄을 잣게 된다. 거미줄은 사람을 옭아매면서도 너무도 아름다워 그 그물에 걸릴 수밖에 없는 어떤 것에 대한 은유로 볼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이의 거미줄에 걸리는 것은 물론 자기만의 거미줄을 짜기도 하는 것이다.

크로넨버그가 말하는 스파이더

시나리오를 읽을 때 주인공인 스파이더에 나는 완전히 동화되었다. 정신병원에서 나와 떠돌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스파이더가 바로 나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내 어린시절은 스파이더와는 아주 달랐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난 그의 상황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 카프카나 도스토예프스키, 그리고 베케트를 생각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이다. 20세기에 존재하는 소외라고나 할까? 그리 오래되지도 그렇다고 새롭지도 않은, 여전히 존재하는 그런 것 말이다. 자신을 사회에서 기능할 수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 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난 스파이더가 애처롭다거나 미치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 그는 인간적이고 보편적인 캐릭터이다. 극단으로 치닫긴 하지만 그가 겪는 것들은 모두 인간 경험의 범위 안에 들어있다.

랄프 파인즈가 말하는 스파이더

스파이더의 눈에 비친 런던은 자신의 생각 속에서 묘하게 뒤틀린 모습이다. 열 살 때 정신병원에 갇힌 그는 인생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자신이 저지른 어떤 끔찍한 행위와 대면할 자신이 없었던 그는 대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불행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새로 만들어내는데 기억은 상상이 가미되어 더욱 윤색되고 거대해져 버린 것이다. 그 또한 자기 엄마에게 일어난 어떤 끔찍한 일의 희생자이다. 그는 조작하려 하는 게 아니라 뭔가 끔찍한 일을 덮으려고 애썼던 것이다.
스파이더는 한마디를 할 때도 말이 밖으로 나오기까지 굉장히 힘이 드는데 그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수많은 블록과 장애물을 헤치고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생을 자기가 쳐놓은 장막 뒤에서 숨어 살아온 그가 누군가의 눈을 쳐다보고 말을 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Production Note

소설 [스파이더]가 크로넨버그의 [스파이더]가 되기까지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패트릭 맥그래스가 소설 [스파이더]를 쓰기 시작한 것은 1988년이었다. 그는 한 배관공이 창녀인 자신의 여자친구를 집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부인을 살해하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를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대체 이 이야기를 누구의 시점에서 볼 것인가라는 과제에 봉착했는데 결국 배관공의 어린 아들이 그 모든 끔찍한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나중에 커서 이 이야기를 하는 걸로 결정을 했어요. 그리고 나서는 다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죠. 만약 스파이더가 본 기억들이 모두 잘못된 것이라면? 만약 그가 자신의 어린시절을 매우 왜곡되고 일그러진 상태에서 기억하는 거라면? 그는 왜 자신의 기억을 왜곡하는 것일까? 만약 자신의 어린시절에 일어난 진실에 대해 스스로가 다가갈 능력이 없는 것이라면? 이런 질문들에 매혹되면 될수록, 나는 이 이야기가 다름아닌 분열된 정신상태를 다루는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따라서 애초에 의도했던 살인자 배관공에 관한 유쾌한 이야기는 분열된 자아에 관한 거대한 이야기로 발전했죠.”
2000년에 이 시나리오가 크로넨버그에게 전달됐을때, 그는 랄프 파인즈가 이 역할을 맡기로 했다는 것 때문에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한다. “보통 시나리오를 읽을 때 특별한 배우를 생각하고 읽지 않는데 반해 이 경우는 평소의 저와 정반대로 읽은 셈이죠. 하지만 다 읽고 나니 다른 배우는 도저히 생각지도 못하겠더군요. 랄프를 스파이더에 대입시켜 생각하니 수많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프로이드적 이론을 토대로 하는 가족에 관한 싸이코 드라마에요. 한편으로는 스파이더의 아주 독특하고 부유하는 캐릭터 때문에 묘한 느낌을 주기도 했죠. 스파이더에게는 아주 다채로운 컬러가 있어요. 랄프와 딱 맞아 떨어졌죠.”
완벽한 이야기와 그에 절묘하게 들어맞는 배우를 동시에 얻은 크로넨버그는 반나절만에 맥그래스가 쓴 시나리오 원안의 수정을 마쳤는데, 스파이더의 노트에 적힌 나레이션을 따라가는 원래 설정 대신 스파이더의 대사를 거의 지우고 관객 스스로 그의 눈과 생각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부유하는 정신분열자의 마음 속을 1인칭의 시점으로 관찰하는 기이하고 절묘한 크로넨버그식 세계를 창조하는데 성공하였다.

캐스팅에 대하여

우아하고도 위험한 매력, 랄프 파인즈

랄프 파인즈만큼 관객들로 하여금 동정과 반감을 함께 불러일으키며 극도로 단순해 보이는가 하면 복잡하고 유약하고 신사적이지만 아주 위험스러울 수도 있는, 정반대의 모습을 함께 지니고 있는 캐릭터는 드물 것이다.
랄프 파인즈는 [스파이더]의 각본을 건네받은 바로 다음날 그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스파이더라는 인물에 완벽히 동화되었다고 밝혔다.
“그가 정신분열증을 앓고있다는 사실보다, 그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그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법이 저를 매혹시켰어요.” 즉시 그는 역할 연구를 위해 런던에 있는 한 재활 센터의 정신분열증 환자들을 만나 우리가 흔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에서부터 예의 주시해야 할 행동을 하는 사람까지 그 행동양식을 지닌 정신분열의 양상들을 탐구하며 스파이더의 머리 속에 들어가보는 노력을 기울였다.
스파이더는 말 그대로 지옥 속에 살고 있지만 그 지옥을 다른 사람과 논할 수가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용광로처럼 끓는 열정적인 감정과 이성적 논리를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랄프 파인즈만이 정신분열의 고통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완벽한 인물이었다고 제작진들은 입을 모았다.

크로넨버그를 감탄시킨 10세 소년, 브래들리 홀

캐스팅 중 어려웠던 점은 어린 스파이더 역할을 할 소년을 찾는 것이었다. 단순히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게 아니라, 이미 그때부터 정신적 불안의 징후를 보이는 연기가 필요했으며 또한 랄프 파인즈와 닮아야 했다. 신인 브래들리 홀이 영화에 합류하면서 그 문제가 해결됐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스파이더가 열세살로 나오지만, 크로넨버그와 저는 더 어리고 작고 연약해 보여야만 나중에 더 임팩트가 클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열 살짜리를 캐스팅하게 됐죠. 우린 그 아이가 해낼 수 있으리라는 직감이 있었어요.” 라고 프로듀서 베일리가 밝혔는데 그 직감은 맞아 떨어졌다.
크로넨버그는 홀이 단연코 프로라고 말한다. “연기 경험도 없는 그 아이의 연기를 보고 모두들 넋이 나갔죠.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이면서도 아주 즐거운 아이에요. 다른 배우들도 그 앨 매우 좋아했죠.” 랄프 파인즈 역시, “홀은 타고난 배우에요. 굉장한 집중력을 갖고있죠. 정말 감탄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미란다 리차드슨은 그다지 현대적으로 생기지 않은 홀의 얼굴이 시대를 초월할 수 있는 얼굴이라고 평한다. 또한 별거 아닌 사소한 연기를 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힘이 드는 법인데 홀은 그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연기자라고 칭찬하였다.
홀은 세트에 온지 얼마 안되어 금방 적응하고 현장 용어에도 금방 익숙해져 토론토에서 촬영할 때는 조감독에게 "카메라 오케이입니다. 다음 슛 들어가죠.” 라고 말하는 깜찍함을 보이는 등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한다.

20년 연기 사상 가장 어려운 역할, 가브리엘 번

평소 맥그래스의 소설과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팬의 한 사람이었던 가브리엘 번은 [스파이더]를 거부할 수 없이 매혹적인 프로젝트라고 표현한다. 또한 크로넨버그가 이 영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에 그는 매우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사건들의 흐름 속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확대시켜 보여주는 이런 방식은 영화 자체가 큰 덩어리의 이야기인 것에 반해, 영화 속 대사들은 극도로 평범하게 전개되는데 이런 방식이야말로 정말 흥미진진하기 이를 데 없는 거죠.”
가브리엘 번에 따르면 그가 연기한 빌 클레그가 전체 인물들 중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미란다 리차드슨은 극과 극의 인물을 연기하면 됐었죠. 수줍고 조용한 가정주부였다가 갑자기 음탕한 창녀도 됐다가. 빌에게는 그런 극단적인 게 없어요. 영화 내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하죠. 어린 스파이더는 빌을 악마처럼 생각하지만 제가 악마처럼 연기할 순 없었어요. 결국 영화 끝에 가선 그게 거짓이라는 게 밝혀지니까요. 어린 아이 눈에 비춰지는 나쁜 놈과, 실제의 빌 사이에서 선을 잘 잡고 있어야 했죠. 굉장히 균형잡기가 어려웠어요. 아마도 제 연기 인생 중 가장 힘든 역할이 아닌가 싶어요.”

따뜻한 엄마이자 음탕한 창녀, 미란다 리차드슨

시나리오를 받은 순간부터 무려 2년 동안 이 작품을 기다렸던 미란다 리차드슨은 자애롭고 부드러운 완벽한 엄마의 전형인 클레그 부인과, 스파이더의 눈에 비친 사납고 음탕하고 술고래에다 천박한 창녀 이본느, 두 가지 상반된 캐릭터를 완벽히 창조해냈다.
“한 인물의 여러 가지 면을 연기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하지만 전 이 인물의 여러 면을 각각 다른 인물로 생각하고 연기를 했어요.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좋은 접근방법인 것 같았죠. 클레그 부인은 어린 스파이더가 거의 숭배할 정도로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으로, 항상 스파이더의 편을 들어주죠. 그녀는 스파이더를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보살펴 주며 집안을 잘 일구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아요.
반면에 이본느는 전형적인 어머니상의 또 다른 자아인 셈이에요. 엄마의 어두운 면이죠. 세상의 시선으로 봤을 때 스파이더의 엄마는 착한 여자고 이본느는 나쁜 여자죠. 창녀에다 음탕한 옷을 입고 자신의 몸을 이용해 스파이더의 아버지를 유혹해 엄마를 내쫒는 그런 여자에요. 겉모습도 성격도 모든 것이 클레그 부인과 정반대죠. 하지만 실제로 스파이더의 눈에 비친 이본느는 자신의 엄마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있어요. 그래서 스파이더는 의식적으로 그녀를 자신의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고 창녀라고 생각하고, 마침내 자기 아빠가 엄마를 내쫓고 이 창녀를 집에 들였다고 생각해요.”

크로넨버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배우들의 코멘트

랄프 파인즈

“만약 사회적으로나 문화인류학적으로 정확한 영화를 원한다면 크로넨버그와 작업해선 안되지요. 영화 속 정신 질환자들이 사는 윌킨슨 부인의 시설도 카프카적인 느낌이 가득한 자기만의 공간으로 창조해 놨죠. 런던도 마찬가지에요. 무너진 이스트 엔드쪽 약간만 런던인 양 보여주죠. 그것도 예사롭지 않은 프레임으로 말이에요. 데이빗이 내가 만나본 감독들 중에 제일 여유가 있으면서도 확신에 가득 찬 감독이에요. 저는 감독들이 자기 작품에 자신 있어하는 모습이 참 좋아요.”
“랄프는 할리우드 드림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예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자신을 만족시키는 역할이나 아니면 자신의 연기를 한단계 끌어당겨줄 수 있는 그럼 역할을 찾죠.
그는 주춤거리며 망설이는 배우가 아닙니다. 그와 함께 일하는건 아주 즐거운 일이었어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가브리엘 번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영화 사상 가장 오리지널리티가 풍부한 감독 중 하나입니다. 매우 도발적인 영화를 만들죠. 그의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그 영화를 정말 싫어하거나 좋아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을 화가 나게 하고 역겹게 만드는 부분이 있거든요. 저는 좋은 감독이란 영화 속에서 어떤 해답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벌집을 쑤신 듯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에 대해 되돌아 볼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크로넨버그 같은 감독이 인간이란 누구인가에 대해서 예술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탐구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브리엘이 그러더군요. 그가 연기한 스파이더의 아버지 빌 클레그 역할이 이제껏 해본 역할 중 가장 힘들었다구요. 그 이유는 그가 연기하는 빌의 모습은 대부분 스파이더가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보통 배우들이 생각하는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연기할 때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쉴 새 없이 얘기를 하는 이본느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말을 하는 사람이 빌 클레그인데 그것도 아주 이상한 식으로 말을 많이 합니다. 내용상으로도 가브리엘은 영화 속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보여주는 그런 역할을 하죠.” –데이빗 크로넨버그-

미란다 리차드슨

“데이빗과 일하면서 굉장히 편안했어요. 배우들의 역량에 대해 굉장한 신뢰를 보여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무척 확신이 있는 감독이죠.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그 비전을 공유하는 스탭들과 함께 일하는 감독을 만난 건 아주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미란다처럼 카멜레온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여배우만이 이런 세 가지 인격으로 분할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연기하는 역할은 한 사람이지만 여러 가지 캐릭터를 가지고 있죠. 그녀는 그걸 각각 다른 사람처럼 너무나 훌륭하게 연기했습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린 레드그레이브

“데이빗은 인간 행동양식에 대해 특별한 통찰력을 가진 감독입니다. 아무것도 놓치는 게 없어요. 배우가 하는걸 하나도 놓치지 않으니까 아주 안심이 되죠. 배우에게 가장 좋은 감독이고 배우가 기여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인정하는 사람이에요. 아이디어도 좋고 아주 분명하구요. 창의적이고 자신이 좇는 비전에 대해 확신이 있죠. 게다가 유머감각도 있구요.”
“린은 영국배우의 아이콘 같은 존재에요. 그런 그녀가 윌킨슨 부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을 때 너무나 기뻤어요. 그 역이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면모를 돋보이게 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녀는 전투적으로 역할에 임했고 윌킨슨 부인의 회색 가발을 뒤집어썼죠. 스파이더와 시설에 사는 또 한명의 환자는 그녀를 일종의 간수이자 스파이로 간주해요. 아주 복잡한 배역이죠. 하지만 그녀에게도 나름의 숨겨진 인생이 있죠. 이 두 가지 면을 동시에 보여주는게 아주 힘든 거고 그만큼 균형 있는 연기를 필요로 하죠.” –데이빗 크로넨버그-

존 네빌

“테렌스 역할은 원래 시나리오엔 없었고 영화 속에 새로이 등장한 역할이죠. 테렌스는 스파이더와 바깥 세계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인물이에요. 부드럽고 이해가 많고 예민한, 일종의 스파이더의 또 다른 자아 같은 인물이죠. 하지만 스파이더를 그대로 투사한 역할을 아니에요. 존 네빌은 테렌스라는 인물에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그런 느낌을 부여했어요. 어느 누구도 그처럼 연기하진 못했을 겁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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