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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를 본 소년

2003 한국

드라마

감독 : 신재인

외딴 고아원 ‘천사의 집’의 원장은 식비를 줄이기 위해 원생들에게 먹는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가르친다. 그는 성경의 구절을 들먹이며 아이들의 식욕을 유린하고 결국 고아원의 아이들은 배가 고픈 것을 도저히 못 참을 지경이 돼서야 식당에 가서 초코파이를 타서 침대 밑이나 화장실에서 회개하며 먹는다. 이들에게 가장 큰 벌은 남이 보는 데서 식사하는 일이다.

뚱뚱한 소년 성일은 원장의 교리를 가장 잘 따르는 아이지만 말라가는 친구들과 달리 풍만한 자신의 몸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식탐하는 돼지라는 오해를 산다. 결국 성일은 금식선언을 하는 등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려 하지만 아이들은 믿지 않는다.

금식에 실패한 어느 날, 성일은 밥을 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날개로 가려주는 따뜻한 천사를 본다. 한편 아이들은 우연히 원장과 수위가 함께 밥을 먹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아이들에게 원장과 수위의 식사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그들이 섹스를 나눈 것 같은 환상과 겹쳐지면서 끔찍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성일의 유일한 친구이자 원장을 의심하던 갑수는 원장을 살해하고 시내로 탈출하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갑수가 원장에게 반발하는 사이 오히려 성일이 고아원을 탈출하게 된다. 다음날 시내에서 눈을 뜬 성일, 그는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수치심도 모른 채 밥을 먹는 놀랍고 역겨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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