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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넌 Roller Coaster
<Roller Coaster> (청하, 2018)
청하의 <Roller Coaster>를 들을 때 나는 언제나 B를 떠올린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에 만난 B는 PC방 야간 아르바이트 동료였다. 빈자리가 도통 나질 않는 대학가 인기 PC방에서 나는 청소와 고객 응대를 맡았고, B는 간편식품을 조리하고 배달하는 것을 담당했다. 기
글: 복길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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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너를 만난 건 어느 추운 겨울 날, (원타임, 2000)
한동안 계절의 변화에 둔감했다. 나는 바람이 차가운 초겨울까지 반바지를 입고 외출했고, 걸으면 땀이 나는 늦은 봄에도 두꺼운 스웨터를 입고 다녔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거나 에어컨 없이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여름옷’, ‘겨울옷’을 입었다. 그래서 내 방 옷장엔 언제나 사계절 옷이 함께 걸려 있었다. 엄마는 반팔 티셔츠와 롱패딩이 같은 행거에 걸린
글: 복길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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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가라 가라 갇혀 확 갇혀
나는 항상 ‘고즈넉’을 찾아 헤맨다. 그것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쓰는 표현인지는 모른다. ‘고즈넉하다’는 것은 여행 다큐멘터리를 볼 때나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남의 기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한국어지만 이국적으로 들리기도 하는 이 단어를 소리내 발음해보라. ‘고즈넉’(GOES-NUCK). 넋이 어딘가로 가버릴 만큼 고요하고 아늑한 상태. 이
글: 복길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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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완전 반해 반해버렸어요
무리의 중앙에 서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양옆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주인공은 돋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주인공이라 여기고, 주인공이 아님에 좌절하며,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타짜>의 곽철용(김응수)이 잘난 놈 제치고, 못난 놈 보내고, 안경잡이같이 배신하는 새끼들 다 죽인 이유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글: 복길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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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오직 하나뿐인 그대
오늘 아침엔 발목에 검은 별이 그려진 금색 양말을 신었다. 내 양말 서랍에서 가장 무난한 디자인이었다. 반짝이, 땡땡이, 형광, 야광, 레이스…. 서랍 속을 한참 바라보며 생각했다. ‘왜 이렇게 된 거지?’ 7년 전 어느 날이 떠올랐다. 친구 S는 밥을 먹다 말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가 검정색 옷만 입는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공포일 수도 있어.
글: 복길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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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이제 남은 건 절망뿐이야
대구역 건너편 골목에 있는 교동시장은 1960년대생인 우리 엄마가 젊은 시절 친구들과 함께 놀던, 지역 최고의 번화가였다. 그러나 90년대, 도시의 중심이 한일극장이 있는 동성로 2가로 완전히 옮겨가자 교동시장 부근은 영업을 중단한 단관 극장과 오래된 금은방, 철거하지 못한 백화점만 남았고, 이내 그곳은 외국인 노동자들과 노인들만 거니는 동네의 외진 그림
글: 복길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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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케이팝 파티]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아직도 니 얼굴이 이렇게 생생한데
음악을 들을 때 장소는 얼마나 중요한가? 최고급 음향 시스템이 갖춰진 청음실이나 아티스트와 오감을 나누는 콘서트장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매달리고 싶은 질문은 특정 음악이 ‘장소’로 인지되는 소소한 경험들에 있다. 2008년 겨울에 강남역에서 안경을 살 적, 가게 점원 중 한명이 너무도 서럽게 울던 것이 생각난다. 그때 가게에선 빅뱅의 &l
글: 복길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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