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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탈(솔로 탈출)을 꿈꾸던 나는 그렇게 그를 만났다(롤플레잉)>
유튜브 ‘굉장한 여자 굉여’
베를린에 거주 중인 레즈비언 유튜버 굉여의 영상 시리즈는 망한 소개팅 VR 같다. 거만하게 예술 얘기를 늘어놓는 ‘홍상수 레즈’, 노력은 하는데 끌리지 않는 열정의 연하 레즈 등 생생하게 거슬리는 캐릭터들과 비대면 데이트를 체험해보자. <으랏파파> 새 시즌에 천재 연기자 굉여의 특별 출연이 이루어지길 기도하게 된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유튜브 ‘성신여대 총학생회’
여대가 공학보다 안 좋은 이유로 “여대 가면 CC 못한다”라는 얘기가 진지하게 나돌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성신여대 제33회 총학생회 ‘다원’에서 기획·제작한 3부작 웹드라마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은 수아(이율아)와 학생회 선배 우정(김은정), 우정의 친구 유진(송혜빈)을 중심으로 설레는 캠퍼스 연애와 아련한 짝사랑을 그린다. 누군가만 몰랐을 뿐 늘
[HOME CINEMA] LINK - '솔탈(솔로 탈출)을 꿈꾸던 나는 그렇게 그를 만났다(롤플레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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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을 눈앞에 둔 체육 교사 고현미(백현주)의 평온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 열일곱 동거인 혀크(강다현)가, 코로나19 여파로 고시원에서 쫓겨난 택배기사 쌀차비(문혜인)를 데려와 같이 살게 해달라고 졸라대면서부터다. 거절할 방도를 궁리하던 고현미는 퍼뜩 묻는다. “쟤… 이쪽이냐?” 쌀차비의 성 정체성은커녕 본명도 모르지만 혀크는 기다렸다는 듯 둘러댄다. “당연히 우리쪽이지. 보면 몰라?” 게임 끝. 레즈비언인 고현미가 ‘이쪽’, 즉 성 소수자 청년의 주거 문제를 나 몰라라 하지 못하는 바람에 셋은 금세 식구가 된다. “퀴어버전 <순풍 산부인과>”를 상상했던 이반지하(김소윤) 작가는 <으랏파파>를 완전한 퀴어 유니버스로 만들었다.
모두가 퀴어인 세계에서 정상 가족을 벗어난 ‘정통 가족 시트콤’은 새로운 관점의 웃음을 선사한다. 혀크가 여자 만나는 건 당연히 상관없지만 ‘팸인지, 부치인지’는 궁금해하던 고현미가 남자를 만난 혀크를 보고 충격받아 내뱉는 독
[HOME CINEMA] 유튜브 ‘연분홍TV’ <으랏파파> , 우리 가족 LGBTQ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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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마틀리나 쿠스니엠미)은 명망 높은 바이올리니스트였으나 교통사고로 손을 다쳐 더는 악기를 연주할 수 없다. 연주자의 길을 포기하고 대학교 강사직을 맡은 카린 앞에 제자 앙티(올라비 우시비르타)가 등장한다. 음악을 향한 앙티의 남다른 집념에 카린은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둘은 어느새 내연 관계로 발전한다.
<바이올린 플레이어>는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영화 <위플래쉬>의 인물 설정을 빌려온 듯하다. 카린의 원숙함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속 폴의 그것을 닮았고 앙티는 같은 소설 속 시몽 캐릭터와 영화 <위플래쉬>의 앤드류를 뒤섞은 모양새다. 출세욕, 예술혼 그리고 애욕의 정서가 모자이크 타일처럼 합을 이루고 러닝타임 곳곳에 삽입된 멘델스존의 음악이 유려한 마감재 장치로 쓰인다. 익숙한 요소들을 끌어모았지만 피상적인 묘사와 평이한 전개가 있을 뿐 <바이올린 플레이어>만의 돋보이는 매력을 찾기는 어렵다
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 출세욕, 예술혼 그리고 애욕의 정서가 모자이크 타일처럼 합을 이루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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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닝(뇌가음)은 6년 전 실종된 딸 샤오쥐쯔를 찾으러 오늘도 길을 나선다. 딸을 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꿈속. 아른거렸던 꿈이 좀더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투링(양미)이란 묘령의 여인이 그의 딸을 찾을 수 있는 솔깃한 제안을 한다. 그것은 루쿵원(동자건)이라는 소설가를 죽이라는 것이다. 남은 시간은 나흘. 그는 과연 딸을 구할 수 있을까?
<척살소설가>는 실종된 딸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그린 판타지 무협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특징은 관닝의 꿈과 루쿵원의 소설을 연결시키는 데 있다. 이들이 공유한 세계는 다른 시점으로 읽히며 흥미롭게 그려진다. 또한 현실과 소설의 화면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화면이 매끄럽게 전환돼 관객의 눈길을 끈다. <척살소설가>는 흥행 수익 1700억달러, 제작비 6천만달러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영화다.
영화 '척살소설가' 실종된 딸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그린 판타지 무협 액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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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WSG(World Sports Game)가 일본에서 개최된다. 이를 기념하여 시속 1000km를 자랑하는 자기부상열차 진공 초전도 리니어가 개통된다. 이를 축하하는 행사장이 갑자기 정전이 되고 기업 총수들이 잇따라 납치된다. 코난은 이 사건이 15년 전 미국에서 벌어졌던 WSG 후원사 연쇄 납치 사건과 관련 있다고 판단한다. 코난은 범인을 막을 수 있을까?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은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24번째 극장판이다. 이번 작품은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인 아카이 슈이치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화는 도심 추격전에 심혈을 기울인다.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정보를 적당히 숨기고 공유하면서 납치 용의자를 쫓는다. 영화는 추격전에서 쌓아올린 긴장감을 점점 가속하는 리니어에 싣는다. 멈추지 않는 열차. 사고를 막으려는 코난. 그의 마지막 신의 한수를 주목할 만하다.
영화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인 아카이 슈이치가 등장한 <명탐정 코난>의 24번째 극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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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어스렐름(지구)의 선택받은 전사들과 지구를 지배하려는 아웃월드의 챔피언들이 차원의 운명을 걸고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격투대회 ‘모탈 컴뱃’이 열려왔다. 어느 날 MMA 격투 선수 콜 영(루이스 탄)은 초능력을 쓰는 괴한에게 의문의 습격을 받는다. 그는 선택받은 전사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서브제로(조 타슬림)라 불리는 또 다른 전사가 선공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혈통의 비밀을 알아내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탈 컴뱃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전세계적로 인기를 모은 동명의 격투 게임을 영화화했다. 1995년부터 두 차례나 영화화된 바 있지만 제임스 완이 제작을 맡아 리부트된 <모탈 컴뱃>은 좀더 원작에 충실하다. R등급 액션답게 원작 게임의 인기 요소인 살인기술 ‘페이탈리티’를 제대로 구현했다. 최소한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토너먼트를 성사시킨 후엔 스콜피언, 서브제로, 쿵 라오, 리우 캉, 레이든, 소냐 등 인기 캐릭터들이 각자의 시그니처 액션을 뽐내는
영화 '모탈 컴뱃' 전세계적로 인기를 모은 동명의 격투 게임을 영화화한 킬링 타임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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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제2차 세계대전, 먹구름이 드리운 어느 밤 연합군 비행장교 개릿(클로이 머레츠)이 폭격기에 탑승한다. 개릿은 기밀 물품 운송 임무차 동승 명령을 받았다고 밝히는데 기내 탑승원들은 개릿이 여군임을 조롱하며 기체 하부 볼 터렛(기총 사격 공간)에 밀어넣는다. 우여곡절의 이륙 끝에 항공기는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만 곧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기체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설상가상으로 적군 정찰기마저 나타나는데 기내 탑승원들은 외려 개릿의 보고를 의심한다.
활발하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배우 클로이 머레츠가 호러, 액션, 재난 영화 연기를 동시에 선보인다. 실제로 <섀도우 클라우드>는 전반부에 심리를 옥죄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다가 미드포인트를 지나면서 액션물로 변모하더니 마지막엔 항공 재난 영화로 탈바꿈한다. 영화 초반 개릿은 협소한 공간에 갇혀 온갖 여성 혐오적 발언을 듣는다. 이런 상황 속 괴수의 등장은 차별과 배타의 폭력이 사회 울타리 안팎에 만연함을 꼬집는다.
영화
영화 '섀도우 클라우드' 배우 클로이 머레츠가 호러, 액션, 재난 영화 연기를 동시에 선보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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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주의 엠파이어는 2008년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제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석고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우편번호마저 없는 유령도시가 된다.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은 남편까지 세상을 떠나지만 이중으로 닥친 상실감을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다. 펀은 밴을 타고 미국 각지를 떠도는 ‘노매드’ 생활을 시작한다. <노매드랜드>는 트럼프 시대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사회 드라마가 아니다. 오히려 노매드들이 선택한 대안적인 삶이 물리적인 집에 대한 집착을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먼저 포착해낸다.
더불어 여러 노매드들의 인생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어떤 과거를 가졌든 유랑민이란 교집합으로 싹트는 유대감을 주목한다. 노동자계급을 소외하는 사회보장제도의 구멍을 간과하지 않지만 노매드들을 연민의 대상에 놓지 않고, 그들의 일상을 표백하며 마냥 낭만화하지도 않는 사려 깊은 시선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배경에서 비롯됐는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1
영화 '노매드랜드' 가장 유력한 오스카 수상 후보로 떠오른 클로이 자오 감독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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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스테판(다미앵 보나르)의 새로운 부임지는 파리 외곽 도시인 몽페르메유. 빅토르 위고가 <레 미제라블>을 집필한 도시다. 하지만 강력반 동료인 크리스(알렉시스 마넨티)와 그와다(지브릴 종가)는 몽페르메유를 범죄의 온상지라 칭하고, 낙후된 도시를 보며 스테판은 160년 전 소설이 쓰여질 당시와 별반 달라진 게 없음을 직감한다. 스테판과 동료들은 서커스단으로부터 아기 사자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한다. 도시의 아이들 중 한명인 이사(이사 페리카)가 사자를 데리고 있음을 확인한 후 곧바로 이사를 체포한다. 잠시 틈을 타 이사가 도망치려 하자, 그와다가 고무탄을 발사해 갈등이 불거진다.
<레 미제라블>은 다큐멘터리스트로 활동해온 레주 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레주 리 감독은 프랑스 소요 사태와 노란 조끼 운동에서 영향을 받아 영화를 제작했으며, 말리 출신의 이민자이자 몽페르메유에서 자란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담아냈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답게 푸티지를 활용한
영화 '레 미제라블' 다큐멘터리스트로 활동해온 레주 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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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고생 세진(이유미)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시간을 때우다 동갑내기 주영(안희연)을 만난다. 의지할 곳 없는 18살 세진과 주영은 첫눈에 서로를 알아본다. 가출해 거리를 떠돌던 비행 청소년들의 조우는 곧 서로의 ‘불량한’ 삶에 대한 말없는 의리와 연민으로 이어진다. 생계와 낙태를 모두 제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두 여자는 언제든 미성년자를 모텔로 유인할 준비가 되어 있는 어른들의 세계를 제 발로 맴돈다. 한끼와 하룻밤이 급급한 이들에게 무책임한 어른들의 도덕적 질타는 그저 가소로울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위협을 느끼고 모텔을 뛰쳐나온 주영 앞에 지나가던 재필(이환)의 오토바이가 멈춰 선다. 정체불명의 건달인 재필과 신지(한성수)가 불쑥 세진과 주영의 삶에 끼어든 순간 이후로 네 사람은 매일 함께 밥을 먹고 잠이 든다. 재필은 낙태하려는 세진을 도우려 애쓰지만, 가난하고 무지한 이들의 모험은 번번이 실패로 귀결된다.
이환 감독의 전작 <박화영>에서도 가출 청소년의 일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박화영>을 연출한 이환 감독의 영화가 그리는 10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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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KT, SKB, LG U+, 홈초이스, 넷플릭스, 웨이브
<신세계>(2012)로 한국 갱스터 누아르 영화에 새로운 장을 연 박훈정 감독인 만큼 <낙원의 밤>에서도 액션을 구성하는 손끝은 여전히 살아 있다. 날붙이 액션부터 카 체이싱까지 엄태구 배우가 활약하는 장면들은 생기가 넘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심장은 후반부 전여빈 배우가 움켜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작 <마녀>(2018)에서 매력적인 여성 액션 캐릭터를 선보였던 박훈정 감독의 또 다른 도전이다.
<판소리 복서>
KT, SKB, LG U+, 홈초이스, 넷플릭스, 웨이브
내성적인 갱스터물이 가진 매력의 십중 팔할은 엄태구 배우의 몫이다. 사포로 갈린 듯한 거칠고 낮은 목소리 안에 숨겨진 수줍은 진심은 이 영화가 처음이 아니다. <판소리 복서>(2019)에서 이미 엄태구만이 소화할 수 있는 독특한 멜로 감성을 선보인 바 있다. 상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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