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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가즈아키는 제한된 시간 내에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끌어안은 주인공을 내세워, 방대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을 쓴다. 생동감 있는 캐릭터 조형은 독자에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쾌감을 선사하기도, 때론 슬픔과 연민을 안기며 이야기를 잊을 수 없게 한다. 살인 미스터리를 해결하며 사형제에 대해 질문하는 <13계단>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 쫓기는 주인공이 국제적 음모에 휘말려가는 <제노사이드>는 그의 대표작으로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고, 신작인 <건널목의 유령>도 지난해 한국에서 출간되어 꾸준히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윤석 감독이 연출하고 재현, 박주현, 곽시양이 출연한 영화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다카노 가즈아키를 만났다. 영화학도였던 그의 소설 데뷔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해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었다.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6시간 후
[트랜스크로스] 내 주인공은 마이너스에서 출발한다, <13계단> <제노사이드>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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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의 초반 수지(라시다 존스)와 마사(니시지마 히데토시)가 함께하는 모든 신은 플래시백이다. 만료된 시간에 접속하는 내러티브의 공학 덕분에 부부는 몇번이고 다시 서로를 바라보지만, 각자가 사로잡힌 내면의 고립감이 결국 단절된 현재로 돌아오게 할 뿐이다. 세상 만물에 버겁도록 촘촘히 연결된 시대, 그래서 더 외로운 날들에 <써니>의 로봇공학은 넉넉한 시선으로 자신의 범위를 넓혀가는 인간적 소통의 매듭법을 되새긴다. 그러고 보니 두 주연배우를 화상으로 만나 대화한 시간 또한 작품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기회였다.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부드러운 배려와 시리즈의 공동 프로듀서이기도 한 라시다 존스의 밝은 카리스마는 <써니>에의 애정을 바다 건너 모니터 너머까지 온전히 건네주었다. <써니>는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으며, 7월10일(수) 2편의 에피소드를 시작으로 9월4일(수)까지 매주 한편의 에피소드를 Apple TV+를 통해 공개할 예
[인터뷰] 외롭더라도 괜찮을 수 있어야 한다, <써니> 라시다 존스, 니시지마 히데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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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최종 인수하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데드풀과 울버린이 합류했다. <데드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데드풀과 울버린>은 MCU에서의 첫 <데드풀> 영화다. 마블의 첫 R등급 영화이자 이미 <로건>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울버린의 합류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월2일 30분간 진행된 <데드풀과 울버린> 푸티지 상영회에서 일부 확인한 바, 영화는 고유성을 잃지 않았다. 바뀐 판에서도 데드풀(라이언 레이놀즈)은 여전히 카메라 너머 관객에게 끈적한 농담을 뿌리고 수위 높은 액션을 구사한다. 영화는 중고차 딜러 웨이드 윌슨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데드풀이 시간변동관리국(TVA)에 끌려간 뒤 다시금 B급 슈퍼히어로로 부활하는 과정을 담았다. 울버린(휴 잭맨)의 도움을 받아야만 자기 세계를 지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데드풀은 멀티버스를 통해 울버린을 찾아 나선다. 7월24일
[인터뷰] 여전히 시끄럽게, 좀더 따뜻하게 - <데드풀과 울버린> 숀 레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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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로부터 호응을 받은 남궁민의 작품을 돌아보면, 그는 언제나 다른 문화권으로부터 홀연히 이식된 남자를 연기해왔다. <내 마음이 들리니>의 봉마루는 자진해 가난한 원가족을 등지고 우경그룹의 양자로 다시 태어나는 길을 택했다. <김과장>의 김성룡 과장은 지역 조직폭력단의 회계장부를 처리하던 재능으로 TQ그룹 경리부에 입사해 그를 탐탁지 않아 하는 사내 구성원들과 끝내 정의를 실현한다. 야구단 재송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스토브리그>의 백승수 단장, 능군리에 불현듯 안착해 마을 사람들의 심기를 들쑤시는 <연인>의 이장현은 말할 것도 없다. <닥터 프리즈너>의 나이제는 서서울교도소로 직접 향해 복수를 실현하고 <검은태양>의 한지혁은 스스로 1년치의 과거 기억을 지우고 새로운 사람이 돼 국정원에 들어간다. 흰 양 떼 사이의 검은 양처럼 보이던 남궁민의 남자들은 고여 있던 공동체와 마침내 융화하고, 그곳의 문화를 바꾸는 데 성공
[인터뷰]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 배우 남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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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현이 끝내 연인 유길채(안은진)의 손을 잡기 전까지, 그는 언제나 손에 부채와 칼을 쥐었다. 두 도구는 장현이 스스로의 매력을 과시하는 장신구처럼 보이지만 실상 위태로운 자신을 감추기 위한 위장 도구다. 하지만 이내 부채와 검은, 장현이 사랑하는 상대를 살리고자 자신의 전부를 내걸 수 있음을 확인하는 증표가 된다. 부채를 살랑이며 사람들을 애태웠던 장현처럼 <연인>은 2023년 하반기 흥행 바람을 일으켰고, 검을 들고 온 마음으로 민초와 연인 길채를 수호했던 이장현처럼 <연인>은 잔인한 이별과 애달픈 사랑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베어냈다. <연인>이 돌파한 기록적 흥행과 수많은 상찬에도 한동안 사람들은 남궁민으로부터 <연인>에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다. 종영 이후 반년, 이젠 <연인>을 떠나보내고 다른 작품과 열렬한 사랑에 빠질 채비 중인 남궁민에게 <연인>에 남겨둔 마지막 미련을 뒤늦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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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채와 칼, 사랑, 배우 남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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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지 그대를. 여기서 아주 오래….” <연인>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장현의 대사는 남궁민을 만나길 고대한 <씨네21>의 바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씨네21>은 지난해 <연인>의 남궁민을 ‘올해의 시리즈 남자배우’로 호명했고, <김과장> <닥터 프리즈너> <스토브리그> <검은태양> 등 지난 7년간 배우의 이름을 곧 장르명으로 동치해온 남궁민의 드라마 필모그래피를 독자들과 함께 전업 시청자로서 뒤쫓아왔다. 그리고 2024년 7월, 마침내 남궁민과 <씨네21>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남궁민은 긴 대화 내내 자신의 연기 비급을 감정과 감성이라 반복했다. 머릿속으로 다이얼을 끊임없이 돌리며 캐릭터가 마주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건 그의 성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남궁민은 누구보다 이성적인 배우기도 하다. 남궁민이 선택한 재미있는 이야기의 일군을 보면, 촬영 현장에서 그
[커버] 나를 향한 믿음에 누적된 노력의 시간, 배우의 시선, 예술가의 깊이, 세 가지 챕터로 보는 배우 남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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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복사 및 붙여넣기 같은 공공 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야쿠쇼 고지)의 나날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출근, 화장실 청소, 퇴근, 목욕, 저녁 식사(가끔은 술 한잔도), 독서, 취침으로 끝나는 그에게 설렘이나 일탈은 관심 밖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그의 정갈하고 단순한 하루에는 다채로운 감정이 있다. 출퇴근길마다 그의 기분을 대변하는 리드미컬한 팝송과 여러 이웃을 마주하는 따뜻한 말투, 갑작스레 찾아온 조카딸 니코(나카노 아리사)와의 소란스러워진 시간까지 그는 계절만큼이나 형형색색의 하루를 보낸다. 단순함이 지닌 명확한 아름다움을 제시하는 <퍼펙트 데이즈>는 히라야마의 삶의 가치를 누구보다 존중하고 이해한다. 그를 통해 흘러간 시간을 다시 보는 야쿠쇼 고지와 긴 편지를 나누었다.
- <퍼펙트 데이즈> 시나리오는 어떤 힘을 지니고 있었나. 영화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 영화는 시부야의 ‘더 도쿄 토일
[인터뷰] 이 작은 행복들을 영영 기억하기를, <퍼펙트 데이즈> 야쿠쇼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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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반부 내용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범죄자가 되어 사막을 달리는 두 여자의 자동차와 에드 해리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델마와 루이스>의 구도를 재현하되 종래의 고전적 낭만을 걷어내고 가차 없는 폭력을 가미한 1980년대 배경의 퀴어영화다. 지역 갱스터인 아버지(에드 해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젊은 여성 루(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보디빌더 대회의 우승을 꿈꾸는 재키(케이티 M. 오브라이언)의 사랑은 제어되지 않는 육체적 충돌들로 시험받는다. 험악한 누아르를 고수하며 부분적으로는 데이비드 크로넌버그를 연상시키는 초현실적 미장센을 구사하고, 마침내 걸리버 여행기 스타일의 판타지까지 나아가는 이 독특한 로맨스의 기둥은, 자세히 보면 삼각관계다. 팽창하는 근육과 부서지는 어금니의 세계에서 루와 재키는 잘 어울리는 한쌍일 테지만 애나 바리시니코프가 연기한 데이지는 안타까운 이종임에 틀림없다. 러플 장식이 달린 꽃무늬 상의를 입고 흰 우유를 들이켜는 데이지
[인터뷰] 위험한 것이 좋아, <러브 라이즈 블리딩> 배우 애나 바리시니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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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연우가 인터뷰 장소로 들어섰을 때 긴장했던 건 그가 <우리, 집>에서처럼 상대를 꿰뚫어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곧 “뉴진스에 푹 빠져 있다”며 환히 웃는 얼굴로 드라마 속 오싹한 기운을 대화 초장에 몰아냈다. 작품에서 연우는 남편‘들’을 죽였다고 알려진 ‘마녀’, 반사회성인격장애를 가진 이세나로 분했다. 심리상담전문의 영원(김희선)과 그의 남편 재진(김남희)을 두고 대립하며 극의 핵심적인 한축을 담당했다. 젊은 여성배우에게 흔치 않게 들어오는 역할의 기회를 잡아 강렬하게 연기하기까지 연우는 대본과 거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미스터리한 여자 정도로 묘사된 세나에 대한 감을 잡고자 대본을 수백, 수천번” 읽었다. “내가 너보다 위에 있다는 권능에 취해 있는 과시적 인물”이라는 걸 파악한 뒤 신비롭고 어딘가 둔탁한 느낌이 몸에서 배어나오도록 움직였다. 캐릭터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눈을 잘 깜빡이지 않는다는 소시오패스의 특징”을 활용해 세나 특유의 사
[WHO ARE YOU] ‘우리, 집’ 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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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필연적으로 빨갛게 볼이 달아오르는 시기다. 비단 여드름 때문만은 아니다. 매사 급물살치는 희로애락에 불안정한 내면을 아낌없이 강타당하다 보면,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 섬약한 마음을 찢기다가도 이내 타인에게 얼음장 같은 말을 비정하게 내리꽂다 보면, 자연히 뺨이 울긋불긋 날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봄을 생각하는 시기’라는 한자어 풀이처럼 사춘기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꽃이 무성히 피었다 지는 봄철이기도 하다. 애틋해서 아련하고 덧없어 소중한 날들이다.
1인 밴드 볼빨간사춘기의 음악 또한 활동명 그대로 사춘기의 정체성을 품고 있다. 사랑하는 상대가 애태울지언정(<좋다고 말해> <나만, 봄>) 그에게 온 우주를 안겨주고 싶다고 고백한다(<우주를 줄게>). 뜻대로 안되는 세상으로부터 사라지고 싶다가도(<나만 안되는 연애> <나의 사춘기에게>) 바로 울적한 마음을 털고 호기롭게 떠날 계획을 세울 수 있다(<여행>).
[커버] 일상에서 노래를 길어올리며, <볼빨간사춘기: 메리 고 라운드 더 무비> 볼빨간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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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2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플라이 미 투 더 문>. 애플사와 소니사가 함께한 이 작품은 캐스팅만으로도 엄청난 화제다. 주인공을 맡은 스칼릿 조핸슨과 채닝 테이텀은 물론 미스터리한 정부 관계자를 연기한 우디 해럴슨, 테이텀의 오른팔을 연기한 레이 로마노, 나사 홍보관 역의 크리스천 클레멘슨 등 수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쟁쟁한 출연진 속에서도 빛나는 조연들이 있으니 바로 짐 래시와 애나 가르시아다. 짐 래시는 시트콤 <커뮤니티>로, 애나 가르시아는 <슈퍼스토어> 등으로 알려진 배우다. 시트콤으로 단련된 이들은 이번에도 코믹 연기를 기막힌 타이밍에 쏟아낸다. 두 사람 모두 1억달러가 넘는 대작 출연은 처음이라 긴장됐다고. 가르시아는 “오디션을 세번쯤 봤는데 꼭 따내고 싶은 배역이었다”고 회상했다. 프로듀서와 주연을 맡은 조핸슨과 연출을 맡은 그레그 벌랜티에 대한 칭찬도 아낌없이 쏟아냈다. 극 중 조핸슨의 비서로 나온 가르시아는 “주인공과
[인터뷰] 코미디, 로맨스에 약간 케이퍼, <플라이 미 투 더 문> 배우 짐 래시 & 애나 가르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