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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르상티망의 정치와 진영 논리, 영화 <건국전쟁>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은 노동자계급을 주로 다룬 그의 다른 작품들과 결을 달리한다. ‘영국인’으로서 자국의 식민 지배로 인한 아일랜드 내전을 다룰 때, 감독의 포지션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테리 조지 감독의 <호텔 르완다>(2004)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벨기에의 분할 지배의 결과
글: 정희진 │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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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영화가 고약한 냄새를 풍길 때, <플랜 75>와 <오키쿠와 세계>
오프닝에서 끔찍한 노인 혐오 살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플랜 75> 속 세상은 평화롭다. 특정 세대를 향한 증오가 살인이라는 극단적 형태로 발현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상을 계속하며 각자의 미래를 계획 중이다. 영화의 첫 번째 주인공인 미치(바이쇼 지에코)는 건강검진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두 번째 주
글: 김철홍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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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시네마를 향한 사랑의 시도, 'LTNS'
시네마를 향한 사랑의 시도
관음과 절시는 영화에서 대상을 훔쳐보는 행위, 더 나아가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선을 말할 때 소환되곤 한다. 6부작 시리즈 드라마 <LTNS>를 말하려는데 크시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이 함께 떠올랐다. 영화에서 청년 토멕은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여인 마그다를 매일 밤 망원경으로 지
글: 유선아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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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눕고 일어나는 생의 행위, <플랜 75>와 <소풍>
고령화사회. 정제된 표현으로 감쌌지만 결국 ‘늙었다’는 속삭임이다. 지난 몇년간 우리는 현실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는 데 몰두했다. 늙음은 자주 수술대에 오르듯 공론의 장에 올라 이리저리 들춰지고 해부된다. 하지만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본 적 있었나? 적어도 나는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활자와 숫자를 넘어, 뜨거운 숨을 내쉬는 이들
글: 홍수정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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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복잡하고 난감한 질문은 어디로, <살인자ㅇ난감>
웹툰·웹소설이 원작인 드라마가 늘어날수록 ‘드라마 덕후’는 바빠진다. 예전에는 드라마만 보면 되었지만, 이제는 ‘쿠키’를 굽고, 코인을 구매해 원작을 정주행한 후 드라마를 영접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드라마를 먼저 보고 원작을 순례할 때도 있다). 드라마와 원작을 함께 보는 건 ‘제3의 눈’을 가지게 된 것과 같다고나 할까? 하나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글: 오수경 │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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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충격의 두께, <클럽 제로>
미장센과 서사가 명백히 지시적인 영화가 지닌 한계를 실감하면서도 <클럽 제로>에 대해 할 말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 같다. 그 말들은 이 영화가 특별한 감응을 불러일으키기에 파생되기보다는 영화가 요청하고 있는 사회적 시각 때문이다. 예시카 하우스너는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약점을 지적하는 데 관심이 있다”라고 밝히며, “<
글: 홍은미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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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비평] <추락의 해부>를 감싸고 있는 피로감
<추락의 해부>를 비평하는 방법은 간단해 보인다. 영화는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사뮈엘의 돌연사를 두고 아내인 산드라의 연루 여부를 파헤치는 법정 공방을 다룬다. 그런데 종막에 이르기까지 진상을 밝히지 않고 여러 인물의 변론을 제시할 뿐이다. 그러니 진실이란 모름지기 모호한 것이며, 이 영화는 인간의 주관성이 얼마나 연약한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글: 김신 │
202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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