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새뮤얼 풀러 (Samuel Fuller)

1912-08-12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

/

네티즌6.8

기본정보

  • 다른 이름Sam Fuller; 샘 풀러; 사무엘 풀러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12-08-12
  • 사망1997-10-30
  • 성별

소개

# 대표작 <언더월드 유에스에이> <공포의 낭하> <빅 레드 원> <마견>

새뮤얼 풀러는 B급영화의 거장이자 전쟁영화감독으로 유명하다. 특히 풀러는 유럽의 일급감독들에게 추앙받는 감독이었다. 미국에선 한번도 주류영화계에 입성하지 못했지만 유럽에서는 일찍이 50년대 말부터 그의 진가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풀러의 팬이었던 장 뤽 고다르는 영화에서 곧잘 풀러와 풀러의 영화를 언급했고 대표작인 <미치광이 피에로>에선 직접 풀러를 출연시켰다. 그 영화에서 풀러는 선글라스를 끼고 나와 “영화는 사랑, 증오, 액션, 폭력, 죽음이 난무하는 전장이다. 감정의 전장이다”라는 대사를 읊조린다. 독일의 빔 벤더스도 풀러를 좋아했는데, 벤더스 역시 82년 <사물의 상태>를 찍을 때 풀러를 데려다 특별출연시켰다.

1911년에 미국 매사추세츠 워체스터에서 태어난 풀러는 12살 때부터 <뉴욕저널> 신문사에서 일했고 17살 때는 캘리포니아로 가서 <샌디에고 선>에서 범죄 리포터로 일했다. 대공황기인 30년대에 풀러는 기차를 타고 미국 전역을 유랑하는 방랑자 생활을 했으며 이때 겪은 체험을 나중에 소설과 영화에서 곧잘 인용했다. 2차대전중 풀러는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복무했는데 이때의 체험도 전쟁영화 대가로서의 풀러의 경력에 큰 도움을 줬음은 물론이다. 전쟁이 끝나고 미국에 돌아온 풀러는 49년에 <나는 제시 제임스를 쐈다 I Shot Jesse James>로 감독 데뷔했으며 51년에 거칠고 감정이라곤 한치도 드러나지 않는 냉정한 전쟁영화인 <철모 The Steel Helmet>와 <총검장착 Fixed Bayonets>을 연달아 만들어 이름을 날렸다.

풀러는 전쟁영화도 잘 만들었지만 신문사회면의 머릿기사로 실릴 만한 내용을 영화로 만드는 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풀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61년 작품인 <언더월드 유에스에이 Underworld U.S.A.>와 63년 작품인 <공포의 낭하 Shock Corridor>가 바로 이런 계열의 영화들. <공포의 낭하>는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취재하는 기자의 눈을 통해 정신병동 같은 미국사회의 이면을 해부했다. <언더월드 유에스에이>는 “내 꿈은 신문사를 갖는 것이다”라고 했던 풀러의 저널리스트적인 취향을 드러내면서 당대 미국사회의 조직범죄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를 보여주려고 풀러가 마음먹고 만든 작품이었다. FBI 요원인 주인공이 범죄조직과 맞서는 이야기를 통해 풀러는 넓은 의미의 ‘가족적 공감대’가 전혀 없는 미국사회의 무정부주의적 가치관의 진공상태를 어두운 필름누아르의 분위기로 담아냈다. 평론가들은 훗날 풀러의 이런 스타일을 ‘타블로이드 영화 스타일’이라 칭했다. <공포의 낭하>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시각적 충격을 주는 편집과 촬영으로 B급영화의 걸작을 꼽으라면 꼭 들어가야 할 작품이다. 그러나 60년대 후반 이후로 풀러의 작품들은 수준이 그다지 고르지 않은 편이다. 영화를 연출하면서 종종 자기 영화의 제작도 했던 풀러는 전쟁영화 걸작도 다수 연출했는데 79년에 만든 <빅 레드 원 The Big Red One>이 말년의 걸작이며 초기작으로는 <대나무집 House of Bamboo> (1957) <40자루의 총 Forty Guns>(1958)이 영화광 필수 감상목록에 올라 있으며 후기작으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빔 벤더스가 보고 감복했다는 <베토벤 거리의 죽은 비둘기 Shark, Dead Pigeon on Beethoven Street> (1973)가 있다. <마견 White Dog>(1982)을 만들고 일각에서 인종차별주의자란 비난을 들은 후 풀러는 미국을 떠나 프랑스로 이주했으며 만년을 그곳에서 보냈다.

풀러의 영화는 대체로 수준이 고르지 않았지만 60년대 후반 이후에 작가주의 비평가들은 풀러의 영화가 겉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풍부한 질감으로 어떤 식으로든 당대 사회에 대한 경청할 만한 메시지를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풀러의 영화를 특징짓는 것은 ‘영화원시인’이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난폭하고 충격적인 그의 화면스타일이다. 거칠어 보이지만 섬세하게 계산된 그의 역동적인 스타일에는 세월의 시련을 능히 이겨낼 만한 저력이 있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