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우크라이나 리보프 지방에서 태어난 안드레이 줄랍스키는 소설가인 아버지를 따라 체코슬로바키아의 밀로스로 이사한 후 폴란드에 정착한다. 195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영화공부를 시작한 후 60년대에는 유명한 폴란드 감독 안제이 바이다의 조감독이 된다.

그는 <밤의 제삼 부분 Trzecia czesc nocy>으로 데뷔했으며 프랑스에서 만든 두번째 작품 <중요한 것은 사랑이야 L’ Important c’est d’aimer>(1975)는 아버지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기도 하다. 1975년 폴란드로 돌아와 <은빛 지구 Na Srebrnym Globie>를 만드는 데 2년이 걸렸으나 영화는 폴란드 당국에 의해 중단되고 그는 다시 프랑스로 돌아간다. 이 작품은 1987년에야 빛을 보게 된다.

1984년 발표한 <퍼블릭 우먼 La Femme publique>은 프랑스의 인기작가 도미니크 그라디에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으로 세자르상과 베니스영화제에서 수상하여 그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드높인 작품이 됐다. 1989년에 <나의 낮은 당신의 밤보다 아름답다 Mes nuits sont plus belles que vos jours>로 시적인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그만의 독특한 영상을 보여주었으며 대하사극 <보리스 고두노프 Boris Go-dunov>(1989)와 <쇼팽의 푸른 노트 La Note Bleu>를 발표하면서 다소 난해한 인물해석과 매우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언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무정부주의자이며 오랜 망명자이기도 한 안드레이 줄랍스키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모국인 폴란드의 사색적이고 진지한 영화적 전통 위에 유려하고 감미로운 프랑스 언어를 접목시키고 있다.

특히 그는 ‘여배우의 감독’으로, 그들의 재능을 이끌어내고 재발견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다. 로미 슈나이더, 이자벨 아자니, 소피 마르소 같은, 한때 그의 연인이었거나 현재의 아내를 비롯한 당대의 프랑스 여배우들이 그의 작품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씨네21 영화감독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