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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Bal Honey

2010 터어키 전체 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103분

개봉일 : 2013-09-26 누적관객 : 1,805명

감독 : 세미 카플라노글루

출연 : 보라 알타스(유수프) 에르달 베식시오글루(야쿱) more

  • 씨네218.50
  • 네티즌9.00
말더듬이에 수줍은 여섯살 소년 유수프,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였던 아빠가 어느 날 꿀을 따러 숲에 들어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부모님과 함께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의 외딴 마을에 살고 있는 여섯살 소년 유수프는 학교에서는 말을 더듬는 습관으로 한번도 수업시간에 칭찬 배지를 받아본 일 없는 소심한 소년이다. 그러나 이 어린 소년에게는 커다란 나무만큼 든든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꿀을 채취하는 양봉업자인 아빠 야쿱이다. 말을 더듬는 유수프를 위해 언제나 조그맣게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때로는 유수프가 마시기 싫은 우유도 대신 마셔주는 아빠는 유수프에겐 가장 좋은 친구이자 인생과 자연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다. 아빠를 따라 들어가곤 하는 울창한 숲은 유수프에게는 미스터리와 모험의 장소이다. 꼬마 유수프는 나무 꼭대기에 벌꿀통을 설치하고 꿀을 채취하는 아빠를 경탄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언젠가부터 벌들이 줄어들면서 아빠 야쿱은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가서 꿀통을 설치해야만 하게 된다. 그러나 어느 날 깊은 숲으로 떠난 아빠는 돌아오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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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2명참여)

  • 8
    박평식그대 영혼의 삼림욕
  • 9
    김지미우리에게 늘 교만하지 않을만큼의 시련과 극복할 용기를 마련해주시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깨달음
제작 노트
ABOUT MOVIE

가족애와 인간애에 대한 따스한 조명
꼬마 시인 유수프, 아빠는 나의 영웅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천국의 아이들>을 잇는 순수의 감동

포스터 안에서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여섯살 꼬마 유수프가 넋을 놓고 바라보는 것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벌통을 매달고 있는 아빠 야쿱이다. 유수프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빠는 꿀을 채취하는 양봉업자이다. 말을 더듬는 유수프를 위해 언제나 조그맣게 속삭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때로는 유수프가 마시기 싫은 우유도 대신 마셔주는 아빠는 유수프에겐 가장 좋은 친구이자 인생과 자연을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다.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아빠와 유수프의 이름은 토라(모세5경)와 코란에 나오는 야곱과 요셉 부자로부터 따온 것이라고 말한다. 야곱과 요셉의 이야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야쿱과 유수프 부자 사이에서도 ‘꿈’이 중요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유수프에게 숲은 아빠와 함께 하는 신나는 미스터리와 모험의 공간이며,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아빠가 사라져버린 두려움과 나쁜 꿈의 근원이기도 하다. 과연 숲은 어떤 방식으로 꼬마 유수프를 자라나게 할까? 그 해답을 암시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긴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영화 초반에서 엄마는 아들에게 엄격하기만 한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따뜻함과 애정을 드러낸다. 이 영화에서 엄마는 실질적이고 물질적인 삶을 상징한다. 구체적인 일을 하고, 의무와 책임이 있고 해야 할 일을 분배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인 삶, 오래된 삶의 방식과 지식, 빠르게 사라져가는 전통을 상징하고 있다. 아버지가 없어졌을 때, 유수프는 아버지의 세계에서 어머니의 세계로 삶의 중심을 옮겨야 하는 순간에 직면한다. 또한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다른 인간 관계들 역시 현대사회에서 사라져 가는 따스함과 유대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유수프를 가르치는 학교의 선생님은 유수프에게는 시련의 상징(책읽기)이면서, 마지막 순간에는 연민과 인내로 유수프에게 큰 위로와 격려를 안겨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유수프의 학교 친구 함디는 유수프 아빠 야쿱의 선물을 받음으로써 한 순간 유수프에게 맹렬한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숙제를 안 해와서 선생님에게 꾸중 듣는 장면, 또 아파서 학교에 결석하는 장면 등을 통해 유수프는 함디에게 사실은 우정을 느끼고 있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종교적인 ‘형제, 자매, 선생’의 관계도 그려진다. 유수프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해주는 회교사원의 사제로부터, 함디의 아버지, 유수프의 외할머니, 또한 동네 사람들은 유수프의 가족에게 아버지의 실종이라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함께 염려해주고 함께 울어주고 위로해주는 공동체의 유대감을 보여준다. 그들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것은 가족, 친족의 정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스며든 종교적 유대감과 연결되어있다. 가장 큰 시련을 당한 이웃에게 ‘신께서 함께 하실 거에요’라는 위로를 잊지 않는다. 이렇듯 전통사회와 종교 공동체의 따스함을 그려나가는 가운데, 특히 <허니>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보라 알타스가 연기한 사랑스러운 여섯살 말더듬이 꼬마 유수프의 달콤쌉싸름한 성장담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천국의 아이들>과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회교문화권의 순수한 아이들의 성장의 에피소드를 그대로 갖가지 동물들이 뛰놀고 꿀을 담은 꽃이 만발해 있는 깊은 숲지대 마을로 옮겨 온 듯한 이야기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맑게 정화시킨다. 특히 유수프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빠를 바라보는 경탄에 찬 맑은 눈망울과 부자간에 오가는 따뜻한 정은 보는 이의 마음 속에 뭉클한 감동을 남길 것이다.


ABOUT MOVIE

꽃으로 뒤덮인 유럽 최후의 울창한 우림지역, 북동부 아나톨리아 숲의 신비를 만난다.
압도적인 자연이 초대하는 고요한 명상, 소년은 묻고 자연이 대답하다

“카플라노글루는 풍경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독의 하나이다. 존 포드John Ford가 존 웨인John Wayne과 함께 유타 지역의 모뉴먼트 밸리에, 또한 니콜라스 로그 Nicolas Roeg가 영화 <워커바웃 Walkabout>에서 호주의 황야지역에 영혼을 불어넣었듯이, 영화 <허니>를 통해 터키의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흑해 인근 리제 지방의 무성한 숲으로 하여금 여섯살 주인공보다 더 많은 것을 표현하게 한다”
- 뉴욕타임즈 New York Times ?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인터뷰에서, 촬영을 위해 훼손되지 않은 숲을 오랜 기간 찾아 다니다가 마침내 유럽에 남아있는 유일한 우림지역인 북동부 아나톨리아 지역의 리제(Rize)와 아트빈(Artvin) 사이의 숲지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꽃으로 뒤덮인 고산지대로서 터키의 전통 특산물인 검은 꿀(black hive honey)의 산지이기도 하다. 회교경전에 따르면 천국에는 우유와 포도주와 꿀의 강물이 흐른다고 한다. 타르코스프키와 브레송을 연상시키는 영성이 풍부한 영화를 만드는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이러한 천혜의 자연 안에서 천국과 지상이 혼재하는 듯한 신비로운 명상의 공간을 창조해 냈다. 영화 <허니>에는 일체의 배경음악이 사용되지 않는다. 작은 새들의 지저귐 소리, 아빠 야쿱이 유수프에게 매달아준 방울 소리, 나무 사이를 스치는 바람 소리는 관객의 청각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자극한다.

“나는 너무나 순수해서 겁이 날 정도인, 인적 드문 아나톨리아의 숲을 찾아 헤맸다. 나에게 숲이란 하나의 정신적 상태이다. 거기에는 인류의 정수(精髓)를 건드리는 어떤 것이 있다.”
-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 인터뷰 중에서 -

유수프는 아버지의 보호아래 이 장대한 숲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자연의 위력과 풍부함, 그리고 인간의 연약함을 배운다. 이 신비스러운 감각의 세계는 말 더듬는 습관으로 고생하는 학교 생활과 대비되며 묘사된다. 이에 대해 아버지는 훌륭한 충고를 해준다 : “잘 말 할 수 없는 것은 속삭이면 돼”. 영화 <허니>는 고요함과 숲의 소리들 속에서 시냇물처럼 흐르는 속삭이는 비밀들로 가득하다.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어린 시절의 보석 같은 순간들을 날카로우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유수프는 숲을 잃게 된다. 훗날 그는 시를 통해 다시 숲을 찾게 되겠지만 그것은 먼 미래의 일이다.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이러한 신비로운 어머니-자연(Mother Nature)의 이미지를 환경문제와 연결시킨다. 그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할 당시 “작품을 찍은 곳은 놀라운 풍광을 지닌 곳이지만 수력발전소 건설 계획 때문에 곧 파괴된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곳의 환경도 보호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빠 야쿱의 죽음을 초래한 원인은 결국 환경파괴로 인해 꿀벌의 수가 줄어든 것. 자연의 선물이었던 꿀이 점차 당연히 얻을 수 없는 것이 되어가는 현상은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신/천국/전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의 비극을 반영하고 있다. 감독은 또한 촬영지가 될 농가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신중했다.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가재 도구 등을 가능한 한 보존하고 있는 가구들을 찾고자 했다. 아나톨리아 지역에도 공장이 들어서고 고속도로가 나며 콘크리트 건물들이 들어서는 등 현대문명은 빠른 속도로 자연과 전통문화를 침식해 들어가고 있다.


ABOUT MOVIE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가 찬사를 보낸 ‘유수프 3부작’의 마지막 작품
터키 영화의 거장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의 대표작
- 유수프 3부작 <에그> ,<밀크>, <허니> -

영화 <허니>는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의 대표작인 ‘유수프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서, 이 3부작은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시인의 일대기를 거슬러 올라가며 조망하고 있다. 첫 작품 <에그>는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공식 초대되었으며, 두 번째 작품 <밀크>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합을 벌였고, 마침내 세 번째 작품 <허니>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아름다운 자연의 묘사와 더불어 인간의 영성과 인생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3부작은, 또한 주인공이 어머니와의 관계로부터 벗어나 독립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터키 이즈미르 출신의 세미 카플라노글루는 현재 터키 영화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감독이고 제작자이다. <허니>는 그의 대표작 유수프 3부작의 세 번째 작품으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시인인 주인공이 자아의 근원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3부작에서 달걀은 껍데기를 깨고 어머니와 이별함의 상징이며, 우유는 곧 이유(離乳)의 상징, 어머니로부터의 최초의 분리의 의미이다. 2부 <밀크>에서 유수프는 우유를 파는 어머니를 도우면서 자기가 쓴 시를 잡지사에 보낸다. 두 모자는 말없이 서로의 곁을 지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둘 간에는 불확실함과 충돌이 자리잡는다. 어머니는 재혼을 생각하고 유수프는 개종을 하고 그의 심오한 지향을 탐색해간다. 3부인 <허니>의 벌꿀은 자연의 풍요로움과 달콤함, 너그러움의 상징이다. 그러나 인간의 행운, 불운과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자연의 독립적 지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천국의 상징인 벌꿀은 이전에 대가 없이 자연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환경파괴 속에서 인류는 그 천국을 잃어가고 있다. 죽어가는 꿀벌들, 말라가는 꿀의 의미는 유수프에겐 선물로 주어진 천국과도 같았던 아버지의 소멸과도 일맥상통한다.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비전문 배우들과 소수의 젊은 스태프들과 일하기를 즐긴다. 특히 이 삼부작의 첫 두 편은, 장편영화는 처음 찍어보는 촬영감독을 기용했다고 한다.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매우 세심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감독은, 특히 자연과 동물들을 찍을 때에 이러한 세심한 사전준비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모든 촬영 장소의 준비와 음향, 포스트 프로덕션까지 감독이 직접 참여한다.


ABOUT MOVIE

영적 리얼리즘 spiritual realism 영화의 계보를 잇는 심오한 성찰과 시적 영감
- 타르코프스키, 브레송, 키아로스타미를 연상시키는 영상 철학 -

“나는 인생의 다양한 면면을 찍고자 한다. 우리가 알고 있고 보고 있는 것만큼이나,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들도 역시 중요하다. 현실이란 우리의 지각을 초월하는 영적인 파동들과 어우러져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 인터뷰 중에서 -

카플라노글루 감독은 개인적으로 평소 관심을 갖는 감독들에 대해 묻자, 로베르 브레송, 오즈 야스지로,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사티아지트 레이, 잉마르 베리만을 꼽았다. ‘두번째 영화 ‘천사의 추락(2004)’으로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얻은 감독은 타르코프스키, 브레송의 계보 안에서 영성이 풍부하고 시적 성찰이 깃든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 감독은 ‘영성이 결여된 예술은 한계가 있고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영화 이미지란 보이지 않는 것, 아름다움의 존재를 감각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며, 그의 인물들이 그들 안에 있는 아름다움과 영혼을 발견하고, 평생 그 아름다움과 영혼을 이 세상에서 지니고 다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의 영화의 장면들은 아름답고 장엄하지만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과 사물 자체의 강한 존재감을 그려내고 있다. 그가 담아낸 농가 건물의 내부는 수려한 음영의 대조와 함께 정물화의 한 장면처럼 구성되어있고, 들판에서 곡식을 거두는 여인들의 모습은 밀레의 그림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마법 같은 안개에 덮인 숲은 마치 영혼을 가진 듯이 출렁거리며 유수프를 부르는 듯하다. 일체의 배경음악 없이 고요하고 자연스럽게 흐르는 리듬만이 느껴지는 이 영화는, 보는 사람에게 마법을 거는 듯한 영상들을 선보인다. 마법을 걸어오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연 그 자체이다. 영화 <허니>는 오래 지속되는 고요함을 충분히 감상할 시간을 가지며 결코 서두르지 않는 키아로스타미식 화법으로 농가의 일상의 리듬과, 갑작스런 위기에 대처하는 공동체의 서로 돕는 정을 차분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나간다. 그는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그들이 ‘시인’의 어린 시절을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순간은 유수프의 기억 속에 시적 영감의 원천으로 기록될 것이고, 유수프는 훗날 아버지의 부재하는 공간을 시로 채우게 될 것이다.

“서두르지 않는 이 영화의 리듬은 관객 스스로 익숙해져야만 한다. 그러나 일단 그 리듬을 받아들이고 나면, 우리 눈앞에서 서서히 펼쳐지는 비극에 대해 가슴속에서 무언가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더 가디언 The Guardian


ABOUT MOVIE

터키의 문화/이슬람의 경전/랭보의 시(詩)
영화 한편에 담긴 풍성한 세계문화 이야기

대사가 극도로 절제된 이 영화는 반면 풍성한 문화적 인용으로 이야기의 풍부함을 더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제목인 ‘꿀’이 갖는 함의는 이미 살펴보았다시피 자연이 대가 없이 주는 풍부함과 달콤함, 너그러움, 즉 약속된 천국의 이미지인데, 거기에 또 한가지 힌트가 영화 후반부에 인용되는 코란의 구절, ‘알-이스라왈 매라지’(밤의 여행과 승천, 기적의 밤의 여행)에서 나타나고 있다. 선지자 마호메트가 천사 가브리엘에게 이끌려 천국을 방문하는 구절에서, 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세 가지의 잔, 우유와 포도주와 꿀의 잔을 언급한다. 회교경전에 따르면 천국에는 우유와 포도주와 꿀이 흐르는 강이 있다고 한다. 이 인용을 통해 꿀이 가진 ‘낙원’의 이미지는 더욱 강조된다. 또한 이 영화 후반부에서 유수프와 엄마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언급되는 바이람 명절은, 라마단과 함께 회교의 2대 명절 중 하나이다. 바이람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쉐케르 바이람( ?eker Bayram)으로서 라마단 기간이 끝나면 3일동안 이어지는 명절이다. (?eker = 설탕 또는 사탕)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 금욕, 경건하고 절제된 한 달여의 종교의식을 잘 수행했다는 자축의 의미로서, 그동안 고생했다는 위로이기도 한 달콤한 명절이다. 이슬람력에 의하므로 매년 날짜가 바뀌며, 2013년의 경우 8월 8-10일이었다. 둘째는 쿠르반 바이람( Kurban Bayram)으로서, 이슬람 종교 축일중 하나인 동물 희생제이다. (KURBAN = 제물, 희생물) 구약성서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던 희생제를 기념하는 날이며, 라마단이 끝나는 날로부터 70일째에 시작해 3일간 지속된다. 이 희생 축일에는 양이나 소를 잡게 되는데, 잡은 동물은 절대 팔면 안 된다. 1/3은 가난한 자에게, 1/3은 친척과 이웃들에게 주고 남은 1/3은 자신의 몫이 된다. 2013년의 경우 10월 15-18일이 이 바이람 축제에 해당된다. 영화 속의 바이람은 쿠르반 바이람에 해당된다. 유수프가 엄마와 서로를 찾아 헤매는 장면에서 펼쳐지는 흥겨운 축제는 샬파자리 Salpazari 고원지역에서 열리는 일종의 추수 축제로서, 매년 2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불을 피우고 동물을 잡고 음식을 먹으며 밤을 보낸다. 사람들이 추고 있는 춤은 이 지역의 전통춤인 호론 horon 이라는 춤이다. 이 영화를 풍성하게 하는 또 다른 문화적 인용은,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는 유수프가 우연히 듣게 된 후 그 아름다움에 빠져 또박또박 한 단어 한 단어 짚어가며 외우게 되는 랭보의 시 이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순수한 감각을 찬미하는 내용은 이 영화 전체가 전달하고 있는 정서를 함축하고 있다. 또한 동물들의 상징적인 등장도 눈 여겨 볼 만 한데, 이는 무의식의 반영이라 볼 수 있다. 아버지 야쿱이 데리고 다니는 위치추적용 매, 아버지가 간질 발작을 일으켰을 때 저만치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슴, 죽어가는 꿀벌들, 유수프가 읽는 책들에 등장하는 사자와 생쥐, 독수리와 거북이, 코란의 구절에 등장하는 신비의 말 ‘부락’ 등,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 혹은 자연 안에서 인간의 연약함을 은유하는 소재로서 동물들의 상징 또한 의미심장하다. 유수프와 야쿱 부자의 이름은 토라(유대인의 경전, 구약성서의 모세5경에 해당)뿐 아니라 회교경전인 코란에도 나와있는 야곱과 요셉 부자에게서 따왔다고 한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아들이었던 요셉은 어렸을 때 모든 형들이 자신에게 경배하는 내용을 꿈을 꾸어 그 일로 형들의 미움을 사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가게 되나, 그 꿈을 꾸고 해석하는 재능으로 인해 이집트에서 파라오의 신임을 얻어 총리가 된다. 이 영화에서 야쿱은 유수프에게 꿈 내용은 다른 사람에게 들리게 말하면 안 된다는 주의를 주고, 야쿱이 사라진 후에는 유수프가 야쿱에 대해 꾸는 꿈 내용이 아무런 설명 없이 삽입되곤 하는데, 이 꿈들은 유수프의 불안한 심리를 설명해 주고 영화의 긴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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