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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Faust: Love of the Damned Faust: Love of the Damned

2000 스페인,미국 청소년 관람불가

스릴러, 범죄 상영시간 : 98분

누적관객 : 7명

감독 : 브라이언 유즈나

출연 : 마크 프로스트(존/파우스트) 이자벨 브룩(제이드 드 캠프) more

중국 대사관 파티장에서 19명이 난자 살해당하는 희대의 학살극이 벌어진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정신병자로 추정되며 팔에 프레디 크루거(<13일의 금요일>의 살인마)의 칼장갑을 끼고 있는 존 재스퍼스. 그를 구제불능의 악마로 치부하는 경찰간부들과는 달리 예쁜 심리치료사 제이드는 그의 영혼의 상처를 달래려 하며, 좀 빈티나고 불량스런 형사 마골리스는 제이드를 돕는다. 두 사람은 존이 애인을 잃은 복수심으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제목도 이 설정에서 나왔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는 악의 신의 부활을 위한 제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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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13일의 금요일> <스폰> <크로우> <배트맨> <에이리언> <마스크> <양들의 침묵>을 뒤섞은 영화를 상상해보자. 그게 가능한지부터 의심스럽긴 할 테지만 <파우스트>는 그런 영화다. 호러광이라면 감독이 브라이언 유즈나(<리빙 데드3>)라는 사실만으로도 주저없이 뽑아들 <파우스트>는, 그런 호의와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다. 유즈나가 가담한 B급 호러의 세계에선 창의성이란 전혀 빛나는 덕목이 아니며,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도 하품 나오는 소리다. 이 바닥의 귀재 유즈나는 거리낌없이 모방하고 뒤섞고, 가능한 한 잔인하고 자극적인 길을 간다. <파우스트>는 브라이언 유즈나가 호러의 관습뿐만 아니라 스릴러와 SF에도 능통하며, 갖가지 판타지 장르의 상업적 코드들를 아주 경제적으로 뒤섞는 데 일가견이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파우스트>는 범죄스릴러의 분위기로 시작된다. 중국 대사관 파티장에서 19명이 난자 살해당하는 희대의 학살극이 벌어진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정신병자로 추정되며 팔에 프레디 크루거(<13일의 금요일>의 살인마)의 칼장갑을 끼고 있는 존 재스퍼스. 그를 구제불능의 악마로 치부하는 경찰간부들과는 달리 예쁜 심리치료사 제이드는 그의 영혼의 상처를 달래려 하며, 좀 빈티나고 불량스런 형사 마골리스는 제이드를 돕는다. 두 사람은 존이 애인을 잃은 복수심으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제목도 이 설정에서 나왔다), 인간의 탈을 쓴 악마는 악의 신의 부활을 위한 제의를 준비한다.

이 영화는 여러 대목에서 어설프고 황당하다. 조종된 존은 음악 하나만 듣고 잠시 괴로워하더니 만난 지 5분도 안 돼 제이드에게 자신의 정신적 상처를 고백한다. 생매장 무덤에서 너무 손쉽게 탈출한 존이 갑자기 망토를 휘두르며 등장하더니, <마스크>의 짐 캐리처럼 이상한 웃음을 짓는 것도 실소를 자아낸다. 마골리스가 질투심 운운하며 갑자기 악마의 편에 서는 것도 어처구니없다.

그러나 이런 갖가기 허점들은 상식을 뛰어넘는 표현과 자극적이고도 화려한 시각효과로 용서된다. <파우스트>의 하드고어적 장면들은 그것만 모아놔도 30분가량은 될 정도로 넘쳐난다. 악마의 애인 클레어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데 기회있을 때마다 터져나갈 듯한 몸 곳곳을 전시하며, 섹스와 살인을 감행한다. <파우스트>의 호러퀸 제이드는 그보다 훨씬 정숙하지만 뒤로 갈수록 노출의 강도를 높여간다. 유즈나는 늘 관객의 기대보다 한발 앞서 더 강하고 더 기발한 갖가지 자극을 별다른 명분없이 그냥 선사한다. 그 미끈하던 클레어의 몸이 집채 크기의 호빵처럼 변하는 장면을 예상하기란 정말 힘들다. <파우스트>는 B급 판타지의 종합선물세트다.

허문영 moon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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