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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물 밑에서

仄暗い水の底から Dark Water

2001 일본 12세이상관람가

범죄 상영시간 : 101분

개봉일 : 2003-02-21 누적관객 : 198,824명

감독 : 니카다 히데오

출연 : 쿠로키 히토미(마츠바라 요시미) 칸노 리오(어린 이쿠코) more

  • 씨네216.00
  • 네티즌6.55
‘마츠바라 요시미’는 이혼 후 다섯 살 된 딸아이 ‘이쿠코’의 양육권을 얻기 위해 법정 소송 중이다. 비오는 어느 오후, 두 모녀는 새집을 구하기 위해 강가에 인접한 낡고 허름한 콘크리트 아파트를 찾아온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바닥엔 물이 고여있고, 가만히 다가오는 누군가의 손길에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딸 이쿠코가 갑자기 사라지는가 하면, 옥상에서 발견한 딸의 어깨엔 주인 모를 빨간 가방이 걸려있다. 웬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지만, 딸과 함께 아파트 305호로 이사 오는 요시미. 그러나 버려도 버려도 빨간 가방은 딸에게로 다시 돌아오고, 천장의 검은 물 자국은 날이 갈수록 퍼지더니, 급기야 물방울이 되어 뚝뚝 떨어지기까지 한다. 관리인에게 항의도 해보지만 무관심한 반응 뿐이다.

요시미는 쿵쿵대는 발자국 소리가 요란한405호를 찾아가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다. 그 후로 자주, 빗속에 노란 우의를 입은 여자아이의 환영을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이쿠코의 유치원을 찾은 요시미는 노란 우의에 빨간 가방을 맨 소녀의 그림을 발견한다. 그 소녀는 바로, 유아실종 전단에서 보았던 ‘가와이 미츠코’!
한편 시름시름 앓던 이쿠코가 405호에 쓰러진 채 발견된 날, 요시미는 그 집 문패에서 ‘가와이 미츠코’라는 이름을 발견한다! 며칠 후 두 모녀 앞에 빨간 가방은 다시 나타나고, 요시미는 갑자기 아파트 옥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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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7
    김봉석너무 슬픈, 공포
  • 6
    박평식히치콕은 하얀 공포, 나카다는 검은 공포
  • 5
    심영섭무덤까지 간다. 질긴 모성 신화
제작 노트
1998년, 비디오 테잎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공포영화의 개념을 단번에 뒤집었던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링]. 280만부의 판매기록을 세운 스즈키 코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일본 내에서만 400만 관객 동원의 흥행성적을 올렸고, 속편들이 끊임없이 제작되는 등 호러영화의 시류를 바꿔놓은 문제작이 되었다.

[링]이 비디오 테잎이라는 소재를 통해 미디어가 낳는 현대문명의 공포를 그렸다면 [검은 물 밑에서]는 아파트라는 공간과 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소외와 무관심이 낳는 현대인의 심리공포를 그려내고 있다.
단편소설 [부유하는 물]이 원작인 [검은 물 밑에서]의 원작자는 일본과 한국에서도 고정독자팬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공포소설의 대가 스즈키 코지. [링] 이후 나카다 히데오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다.

서서히 싸늘하게 심장을 조여오다 한 순간에 소스라치는 공포를 선사해주는 나카타 히데오의 이 영화는 제20회 브뤼셀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 2002년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출품에 이어 2002년 부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고 매진사례를 기록하는 등 평론과 관객 모두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전작 [링]에 이어 미국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인데, 20세기 폭스사의 사장이었던 빌 메카닉이 새로 설립한 제작사 판데모니엄에서 40만 달러에 판권을 구매했으며, [다크 워터]라는 제목으로 디즈니의 배급망을 통해 전미 2천 여 상영관에서 개봉될 계획이다.

아파트, 물탱크, 엘리베이터...
당신의 일상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밤늦도록 켜져있는 현란한 TV 화면, 하루종일 눈 앞을 떠나지 않는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 형광빛. [링]의 공포는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미디어 문명에 노출된 우리의 일상에 조용히 전염병처럼 번져가다 집안의 모든 벽과 TV에서 그녀가 튀어나올 것 같은 공포감을 선사했다.

영화 [검은 물 밑에서]의 공포는 적막한 아파트, 그것도 엘리베이터라는 극히 폐쇄적인 공간과 어두컴컴한 복도에서 시작된다. 여기에 원인을 알 수 없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은 장마철이라는 계절이 주는 음습한 느낌과 함께 관객으로 하여금 조금씩 불안감에 젖어들게 하다가 영화 마지막에 가서는 폭발적인 위력으로 섬뜩한 공포를 선사한다.

그러나 영화 [검은 물 밑에서]는 보고 난 걸로 끝이 아니다. 그건 마치, 10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난 후 엄마와 살던 아파트를 이쿠코가 다시 찾아왔을 때 본능적으로 느끼던 공포의 실체처럼 극히 현실적인 공포의 잔상을 이 영화가 우리 곁에 남겼기 때문이다.

돌봐줄 사람 없는 외로운 아이
내 손을 잡아줘요... 그리고 꼭 안아줘요


추적추적 비내리는 유치원 오후. 오지 않을 엄마를 기다리는 한 아이의 뒷모습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녀는 바로 어릴 적 요시미. 자기를 돌보지 않은 엄마에 대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이혼녀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몽유병을 앓기도 했었고, 소설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그리고 지금 그녀에겐 사랑하는 딸 이쿠코가 있다.

어렵게 집을 구한 요시미의 이웃에는 누가 사는지 알 수 없다. 새로 이사온 모녀 앞엔 불길한 일들이 일어나지만 아파트에 사는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딸 이쿠코를 위해선 당장 이사를 가야 하는데, 양육권을 뺏길까봐 그것도 여의치 않다. 집보러 온 첫 날부터 아파트는 그녀에게 보이지 않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결국 가와이 미츠코라는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후 요시미는 점점 그녀 주변을 둘러싼 공포의 정체에 다가가고, 그것이 바로 2년 전 죽은 어린 여자아이 영혼이라는 설정에서 영화는 극에 달한다.

2003년 새로운 공포로의 접속이 시작된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패닉 룸]이나 [디 아더스]에서도 모성애가 주요 모티브로 작용하긴 하지만, 영화 [검은 물 밑에서]의 모성에 대한 그리움은 영화 전반에 깔려있는 한(恨)의 근본이자 공포의 정체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공포영화면서도 보는 이에게 슬픔을 안겨준다. 처음 아파트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요시미의 팔을 잡은 가와이 미츠코의 외로움. 그것은 요시미의 어린 시절을 지배한 정서이기도 하며, 요시미가 그녀의 딸 이쿠코를 지켜내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마지막, 엘리베이터 밖에선 이쿠코가, 엘리베이터 안에선 미츠코의 영혼이 애타게 원하던 그것.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동양적 한을 집요하게 파고든 [검은 물 밑에서]는 모성의 부재가 가지는 공포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긴장감속에 풀어낸, 21세기 최고의 현대 호러드라마로 완성되었다.

영혼을 응시하는 서늘한 눈빛! - 칸노 리오

지난 2002년 여름 2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폰]은 주인공 하지원보다 영주 역으로 등장하는 아역배우 은서우의 공포스런 연기로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를 낳은 바 있다. 핸드폰을 통해 원한이 깃든 영혼이 속삭이자, 눈동자가 뒤집어지며 소리지르던 모습은 [엑소시스트]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공포영화에 여자아이를 등장시키는 경우는 많았다. 호러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순백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뛰어노는 장면을 각 영화의 오프닝으로 설정했고, [피어닷컴]에선 죽음으로의 인도자, [고스트 쉽]에서는 유령선에 갇힌 영혼으로 어린 소녀가 등장했다.
공포 영화와 아이의 이미지는 흑과 백처럼 상반되는 이미지이지만, 그런 까닭에 더더욱 호러 영화에서 아이가 나오면, 일단 보는 사람들은 마음이 불편해지고 공포감을 두 배로 느끼게 된다.

영화 [검은 물 밑에서]에서 이쿠코역을 맡은 칸노 리오도 그들못지 않은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다. 가끔 섬찟함을 느끼게 하는 엄마를 향한 시선은 제쳐두더라도, 극도의 공포를 선사하는 영화 마지막에서의 혼신을 다한 연기는, 그 나이로선 견디기 힘들었을 만큼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엘리베이터문을 사이에 두고 다른 아이를 안고있는 엄마를 향해 울부짖는 연기는 제작스텝들로 하여금 전율을 일으키게 했을 정도!

귀로만 들어도 무서운 음악! - 가와이 켄지

공포영화를 볼 때 무서움을 덜 느끼는 방법은 눈을 질끈 감거나, 귀를 막는 것이다. 만약 영화가 주는 공포감을 반으로 줄이고 싶다면, 이 방법은 굉장히 효과적이다. 이는 공포 영화에 음향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 [검은 물 밑에서]엔 어둡고 공포스런 느낌을 표현하는데 음악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의 이미지로 시작되는 오프닝에서부터 고등학생이 된 이쿠코가 쓸쓸히 아파트를 걸어나오는 엔딩까지 슬프고 음산한 분위기의 음악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사라지곤 한다.

음악을 맡은 가와이 켄지는 [링]을 비롯해 나카다 감독과 꾸준히 함께 작업을 해왔고,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음악을 만들었던 장본인. 보이지 않아도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시종일관 느끼게 하는 [검은 물 밑에서]는 가와이 켄지 덕분에 귀로만 들어도 무서운 호러영화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게 되었다.

Director’s Statement

"저는 괴물이 도끼를 가지고 덮치는 식의 공포영화는 그다지 무섭지 않습니다. 그보다 카메라 뒤편에 뭔가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영화, 결국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상상만으로 엄청난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이 정말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데 주력한 영화입니다."

공포 영화의 테크닉에 있어서, 나는 다각도로 나만의 기교와 가능성들을 추구해왔다. [검은 물 밑에서]는 연출이 잘못되었다면, 지나치게 초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영화였다.

[링 2]를 만든지 3년이 흘렀다.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든 경험은 내게 공포 영화 연출의 새로운 방식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일상에서 흥미를 끄는 요소로 초현실적인 일상 생활을 묘사함으로써 핵심 주제에 닿을 수 있었던 까닭이다.

작가 스즈키 코지의 [부유하는 물]은 공포를 묘사하는 고전적인 문체에 물과 아파트, 콘도 미니엄과 같은 도시 경관 등 우리 일상 속의 필수적 아이템을 결합한 매우 뛰어난 현대 호러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극도로 강렬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주인공 요시미가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은 우리 일상에 묻혀져 있던 공포를 극단으로 증폭시킨다. 이 이야기의 시각화를 위해 난 관객을 혼란스러운 느낌 속에 던져지도록 설정했다. 세 편의 공포영화를 만들어 오면서 내가 얻은 모든 기교가 이 영화에서 최대한 반영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딸의 불변하는 관계라는 주제가 영화관람 후에도 관객의 마음 속에 남아있다면, 이 영화를 만든 보람이 좀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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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

  • [제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장편) 후보